너무 잘생겼기에 오히려 더 지독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배우 장동건. "외모 때문에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되어 있다"고 푸념했던 그는 이제 근심을 벗었다. 잘 생긴 얼굴로 악역까지 불사했던 '전설의 미남 배우' 알랭 들롱이 그에게 한 줌 빛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72년 3월7일 서울에서 태어난 장동건은 최근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 출연하며 생소한 부산 사투리까지 익혔다. <친구>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빛나는 청년기를 부산에서 보낸 거친 '싸나이' 동수. 말투 하나 하나가 외국어 같이 느껴져 고생했다는 그는 현재 가상 역사 드라마 '2009 로스트 메모리즈' 현장에 가 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되는 이 영화는 "이토오 히로부미가 암살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가상 역사극. 장동건은 이 영화에서 한국인 테러조직 '후레이센진'의 비밀을 파헤치는 일본 특수 수사요원(JBI) 사카모토 마사유키를 연기한다. 그는 <친구>에 이어 이번에도 또 다시 낯선 외국어(?)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3월9일 줄리엣 비노쉬(64) 출생
전형적인 프랑스 여인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가 64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레오 카락스의 <나쁜 피>에서 세상과 화해할 수 없는 들짐승 같은 내면을 보여주었던 그녀는 여전히 우리에게 '세상 바깥의 여자'로 남아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부적처럼 보듬어 안고 다니던 <프라하의 봄>의 테레사, 유복한 삶을 버리고 퐁네프로 도망쳐 왔던 <퐁네프의 연인들>의 미셸, 시아버지의 영혼까지 사로잡았던 <데미지>의 안나, 가족을 잃고 정신마저 혼미해진 <블루>의 줄리, 북풍과 함께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니던 <초콜렛>의 비엔 등. 영화 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모습은 매번 상처로 얼룩진 우울한 얼굴이었다.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할리우드 전속 배우'가 되는 걸 끝내 거부한 그녀. 최근 줄리엣 비노쉬는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신작 <생 피에르의 미망인>에서 에밀 쿠스트리차와 연기 호흡을 맞췄으며 여전히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자기만의 분위기로 유럽과 할리우드 영화에 새로움을 수혈하고 있다.
■3월10일 샤론 스톤(58) 출생
샤론 스톤(Sharon Stone)은 90년대 초 '가장 적은 옷을 걸치는 여자'로 유명했고 덕분에 20세기 마지막 섹스 심벌로 남았다. <원초적 본능>의 취조실 장면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사실 우디 앨런이 발굴한 스타다. 우디 앨런 감독의 <스타더스트 메모리>에서 '영화 속 영화'의 스타로 출연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80년대 내내 B급 배우에 머물렀다. 그런 그녀가 할리우드 최고의 섹스 심볼이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행운의 단초는 <토탈리콜>에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던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공연한 것이었고 본격적인 행운은 <원초적 본능>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영화로 전 세계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는 <슬리버> <마지막 액션 히어로> <퀵 앤 데드> <카지노> <디아볼릭> <스피어>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다. 그러나 <카지노>를 제외하고 그녀는 아직까지 <원초적 본능>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3월11일 제리 주커(50) 감독 출생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대가를 꼽으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떠올릴 법한 인물들. 바로 '패러디 영화의 귀재' 데이비드 주커, 짐 아브라함스, 제리 주커 형제다. 흔히 ZAZ 사단이라 불리는 이들 중 막내인 제리 주커(Jerry Zucker) 감독은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50년 이날 태어났다. <제로 아우어>를 패러디한 <에어 플레인>으로 감독 데뷔한 이래 시나리오, 제작, 연출, 심지어는 탁월한 작사 작곡 능력까지 선보였던 그는 코미디뿐 아니라 모든 장르의 영화를 섭렵한 재주꾼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은 영혼과의 사랑을 담은 슬픈 멜로 <사랑과 영혼>, 아더왕의 전설을 판타스틱한 모험담으로 바꾼 <카멜롯의 전설>. 종잡을 수 없는 시나리오를 들고 할리우드를 종횡무진하는 그는 현재 우피 골드버그와 함께 하는 코미디 'Rat Race'를 연출중이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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