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흥행 판도 역시 그리 낙관적이진 않은 편. <캐스트 어웨이>는 마지막 불씨를 태우며 스러져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개봉 5주만에 71만 명의 관객을 모은 이 영화의 흥행 기록은 <버티칼 리미트>보다 분명 한 수 위다. 약 80만 명의 관객동원 기록을 보유중인 <버티칼 리미트>는 조만간 <캐스트 어웨이>의 흥행 스코어에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스트 어웨이>의 흥행 아성에 도전한 영화는 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멜로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먼길을 돌아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한 이 영화는 지난 주말 2만8천5백 명의 관객을 모아 여태껏 약 37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논란 속에 개봉됐던 이상한 뮤지컬 영화 <어둠 속의 댄서>가 개봉 첫주에 이어 지난 주에도 박스오피스 3위 자리를 무난히 지켰다. 가수 비욕의 연기가 숨을 멈추게 할 만큼 인상적인 <어둠 속의 댄서>는 주말 2만8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약 10만7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주 새로 개봉된 영화 중엔 스와핑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다룬 한국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순위 4위를 기록한 <클럽 버터플라이>의 주말 흥행 스코어는 약 1만4천 명. 그 뒤를 이어 장 르노 주연의 액션영화 <크림슨 리버>가 1만 명의 스코어로 꾸준한 흥행을 과시했으며 <졸업>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연출한 <너 어느 별에서 왔니?>가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순위 6위에 올라 이채를 모았다. <크림슨 리버>의 흥행누계는 약 22만 명이며, <너 어느 별에서 왔니?> 흥행 스코어는 약 9천5백 명이다.
주연배우 야쿠쇼 고지의 방한으로 관심을 모았던 <쥬바쿠>는 뜻밖에도 저조한 흥행 수치를 기록하고 말았다. 일본에서 높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답지 않게 <쥬바쿠>에 대한 국내 영화팬들의 반응은 비교적 냉담했던 편. <쥬바쿠>는 9천2백 명의 약소한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으며, 엘리자베스 헐리의 패션쇼를 방불케 했던 <일곱가지 유혹> 역시 9천 명의 적은 관객을 모아 할리우드 스타의 자존심에 흠집을 남겼다.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제일 안타까운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15세 소년 제이미 벨의 호연이 돋보이는 <빌리 엘리어트>. 영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게 해준 이 영화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8천5백 명의 관객을 추가해 여태껏 약 9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줄리엣 비노쉬, 조니 뎁 주연의 <초콜렛>은 이보다 더해 지난 주말 8천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고 흥행 누계 역시 약 3만5천 명에 불과했다.
이번 주는 르네 젤위거의 싱그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멜로 <너스 베티>, 스티븐 소더버그의 탄탄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마약과의 전쟁' <트래픽>, 윌 스미스와 맷 데이먼, 샤를리즈 셰론이 총출동한 골프 영화 <베가번스의 전설>, 토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의 일본을 스크린에 옮겨 온 <올빼미의 성>, 여명 서기 주연의 액션영화 <신투차세대> 등이 개봉되는 주. 이 중 어떤 영화가 <캐스트 어웨이>의 장기 집권 체제를 무너뜨릴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스트 어웨이>의 위력이 다해가고 있는 지금, 이번 주 개봉작들의 흥행 기상도는 아주 밝은 편이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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