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맛있는 청혼>, 평범한 젊은이의 건강한 삶 호평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3분


중국 요리를 둘러싼 가문의 대결을 그린 MBC 수목드라마 <맛있는 청혼>(밤 9시55분)이 ‘맛깔스런’ 내용과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주인공 효동(정준)이 속한 작은 중국집 ‘효동각’과 초대형 호화 중국집 ‘황금룡’간의 요리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28%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 점유율(TV를 켜놓은 가구 중 시청가구)은 40%가 넘는다. 특히 10대와 20대 사이에서는 점유율이 60%에 가까울 정도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맛있는 청혼>은 이제 겨우 절반을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마지막회 결말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져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맛있는 청혼>의 이같은 인기에 제작진도 놀랄 정도. 당초 <맛있는 청혼>은 시작부터 주연급으로 내정됐던 김래원, 박진희 등이 도중 하차하고 정준, 소유진으로 긴급 교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오죽했으면 기획자인 이은규 CP조차 “솔직히 ‘대박’은 기대도 않는다. 그저 ‘중박’정도만 되면 좋겠다” 고 했을 정도.

<맛있는 청혼>의 인기 비결은 ‘꼬고 또 꼬는’ 애정 관계보다는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감각적인 영상에 담아내는데 성공했기 때문.

또 기존 드라마가 재벌 2세나 일류 대학 출신의 엘리트, 벤처사업가 등 ‘잘 나가는’ 사람들의 화려한 삶을 다뤘던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고졸 학력의 평범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선함을 안겨줬다.

이 밖에 매회 수타(手打)자장면, 라조기, 레몬탕수육, 비취만두국 등 절로 군침이 돌만한 중국 요리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요리를 만드는 장면 때문에 촬영 시간이 갑절로 들어간다. 진짜 요리사들의 자문을 통해 ‘시각적’ 효과가 큰 요리들을 매번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만만찮은 작업. 게다가 배우들이 손놀림이 서툰 만큼 요리장면은 진짜 요리사들의 ‘손’을 빌려 별도로 찍어야 한다.

요리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손과 얼굴을 따로따로 보여줄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효동의 현란한 손놀림은 실제로는 김포대학 호텔조리학과 장혁래교수의 솜씨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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