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지들은 대회 성공을 위해 사바나 출신의 선수도 출전시킬 것을 주장하고 10여년전 골프 천재로 이름을 날렸지만 1차대전 참전 휴유증으로 폐인이 된 래널프 주너(맷 데이먼)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한때 아델의 약혼자였던 주너는 옛 스윙 감각을 되찾지 못해 망설이는데 허름한 옷차림의 흑인 베거번스(윌 스미스)가 나타나 캐디를 자청하고 나선다.
‘베거번스의 전설’(The Legend of Bagger Vance)은 “골프의 리듬은 인생의 리듬과 같다”는 베거번스의 말처럼 한 판의 골프대회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그린 작품. 베거번스는 옛 명성과 사랑에 대한 추억에 매몰된 채 인생에서 자꾸 뒷걸음질 치려는 주너를 붙잡고 ‘누구나 뱃속부터 갖고 태어나는 자신만의 스윙’에 눈뜨도록 도와준다.
미국 남부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골프란 결국 자신과의 대결이란 주제가 담겨 있 다. 하지만 ‘흐르는 강물처럼’의 브레드 피트에 이어 이번엔 맷 데이먼을 자신의 분신처럼 그려내려는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의 자의식 과잉은 영화속 낙조를 보는 것처럼씁쓸하다..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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