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서부영화의 거장 프레드 진네만(Fred Zinnemann) 감독이 97년 이날 영국 런던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인 진네만 감독은 사실주의를 무시했던 할리우드 장르영화에 리얼리즘의 숨결을 불어넣었던 인물. 1935년 <파도>로 데뷔한 이래 <하이 눈> <지상에서 영원으로> <사계절의 사나이> <줄리아> 등의 대표작을 남겼던 그는 평생 약 22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이 중 <하이 눈>은 서부 영화의 틀을 다시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 프랭키 레인의 음악과 함께 전해지는 게리 쿠퍼의 고뇌 섞인 투쟁은 고독한 미국식 영웅주의의 표본이나 다름없었다. 버트 랭카스터와 데보라 카의 해변 키스신으로 유명한 <지상에서 영원으로>와 오손 웰즈가 배우로 출연했던 <사계절의 사나이>는 그에게 아카데미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던 작품. 70년대에도 여전히 <자칼의 음모> <줄리아>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그는 <어느 여름의 닷새>를 끝으로 연출생활을 마감했다.
해리슨 포드 & 멜리사 매디슨 결혼(83)
할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와 'E.T.'의 각본가로 유명한 멜리사 매디슨(Melissa Mathison)이 결혼에 골인한 날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의 보물이었던 두 사람은 83년 3월14일 결혼한 이래 오랜동안 스캔들 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했으나 현재 별거중. 멜리사와의 사이에 조지아와 말콤 두 아이를 두고 있는 해리슨 포드는 출연 계약서에 반드시 '촬영장 가족 동반 허가 조항'을 기입할 만큼 가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해리슨 포드의 대표작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이며 멜리사 매디슨은 시나리오 대표작은 <트왈라이트 존> <쿤둔> 등이다.
■3월15일 데이비드 크로넨버그(43) 감독 출생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만큼 엽기적인 스토리를 좋아하는 감독이 또 있을까. 철학과 출신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는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순진한 영화를 만든 적이 없었다. 그의 영화 속엔 언제나 엽기적인 상상력과 무시무시한 철학적 담론이 숨겨져 있다. 43년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은 존 카펜터와 더불어 '공포영화도 작가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위대한 감독 중 하나. <비디오드롬> <플라이> <데드 링거> <크래시> <엑시스텐즈> 등의 대표작을 남긴 그는 자신이 연출한 몇 편의 영화와 동료 감독들의 영화 <투 다이 포> <스투피드> 등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기도 하다.
리처드 버튼 & 엘리자베그 테일러(64) 결혼
아카데미 역사상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만큼 불운했던 배우는 없었다. 그는 7번이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단 하나의 상도 챙겨가지 못했다. 그러나 '억세게 재수 없는' 이 사나이에겐 다행히 '여복'이 있었다. 세기의 미인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를 '제 것'으로 챙겼으니.
<클레오파트라> 공연중 만나 사랑을 불태우기 시작한 두 사람은 64년 이날 결혼에 골인했으며 74년까지 약 10년간 함께 살았다. 갖가지 스캔들과 성격 차이로 고민하던 두 사람은 74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후에도 75년 재결합을 시도, 약 1년간 한 솥밥을 더 먹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년간의 노력이 허사였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이후 각자의 길을 걸어갔으며 그들에겐 '새로운 연인'이 아주 많았다.
■3월16일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40) 출생
70년대의 베르톨루치는 다분히 혁명적이었다. 어린 나이에 시와 문학과 영화를 섭렵한 그는 열렬한 공산주의자였으며 성 정치학의 대변자였다. 64년 <혁명전야>를 연출해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 감독은 이후 <거미의 계략>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의 문제작을 통해 '지식인의 저급한 순응주의'를 비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90년대의 그는 그 자신이 '순응자의자'가 되었다. <마지막 황제>로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할리우드에 입성했으나 그의 혁명적인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변절이나 다름없었다. 할리우드에서 그는 <리틀 부다>라는 또 한 편의 오리엔탈리즘 영화를 연출했으며, 평단의 혹평을 뒤로 한 채 이탈리아로 귀향했다. 현재 그는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천국과 지옥>을 연출중이다.
■3월17일 르네 클레망(96) 사망
5,60년대 거장 감독이었던 르네 클레망의 최후는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금지된 장난> <목로주점> 등의 영화로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대접을 받았던 그는 안타깝게도 70년대 이후 추락 일로를 걸었다. 오락성이 높아진 대신 작품성은 현격히 저하되었기 때문. 파리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파리는 안개에 젖어>를 연출하긴 했으나 비평가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죽음이 찾아온 건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후. 1913년 3월18일 태어난 르네 클레망은 83세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96년 3월17일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3월18일 뤽 베송(18) 출생
프랑스 영화계가 배출한 세계적인 '흥행 감독' 뤽 베송이 59년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스쿠버 다이빙 강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친숙했던 그는 바다의 물빛에서 영감을 받은 아름다운 이미지를 온몸으로 체득했다. 장 자크 베넥스와 더불어 '누벨 이마주'의 기수로 활동했던 그는 한동안 <마지막 전투> <서브웨이> <그랑브루> 등을 연출하며 작가감독으로 대접받았으나 화려했던 그 시절도 오래가진 않았다. 할리우드로 건너 간 뒤 그의 작품은 프랑스적인 색채를 말끔한 거둬낸 완벽한 '미국제'였다. 대표작은 <레옹> <제5원소> <잔다르크> 등. <잔다르크>에서 주연을 맡았던 밀라 조보비치와 97년 결혼했으나 <잔다르크>를 찍는 동안 결별을 선언하고 말았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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