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홍국영>에서 역적 정후겸 맡은 정웅인

  • 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39분


조선시대 마포나루를 재현한 충북 충주시 야외촬영장.

충주호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닥쳤지만 탤런트 정웅인(30)은 얇은 한복 차림이었다.

26일부터 방영 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홍국영> (밤 9시50분, 연출 이재갑, 극본 임충)에서 그는 영조의 딸 화완옹주의 양자로 들어가 왕권찬탈의 음모까지 꾸미게 되는 역적, ‘정후겸’을 연기한다.

16세 소년 시절부터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떠꺼머리’ 총각으로 분장한 얼굴이 애처로워 보였다. 실제 나이를 반이나 ‘꺾은’ 소년 역이 웬말이냐고 묻자 “제 웃는 모습이 무척 어려 보인다던데요” 라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드라마에는 양자 선택을 망설이는 화완옹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후겸이 ‘필사적으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나이 서른에 떠꺼머리, 색동옷 차림을 하고 꼭두각시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다가 그가 출연 중인 MBC시트콤 <세친구>의 ‘웅인’ 얼굴과 겹쳐지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갑자기 비장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실제 그 장면에서 웃음이 나올지 내기 하실래요?” 순간, ‘번득이는’ 눈빛에서 출세를 꿈꾸는 정후겸의 절박함과 ‘연기 변신’을 꿈꾸는 그의 진지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시트콤을 하면서 굳어진 코믹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강한 ‘눈빛 연기’로 이번 악역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각오. “악역은 악역 같지 않게 연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악역도 그렇지만 그는 사극도 사실상 처음. 무명시절 대학 동기인 코미디언 김진수와 함께 아르바이트로 서울 정도 600년 기념 사극에서 대포를 쏘는 단역을 맡은 적이 있다고.

96년 SBS 드라마 <천일야화>로 TV에 데뷔한 그는 SBS 드라마 <은실이>, <백야 3.98>, <순풍산부인과>, <파도> 등에 출연했고 MBC 드라마 <국희>에서 인기를 얻었다.

사극 <홍국영>은 조선 영조 말기, 정조의 등극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궁궐 안팎의 갈등과 대립을 다룬 내용. 주인공 홍국영역은 김상경이, 홍국영을 사랑하면서도 정후겸의 측실이 되는 여옥역에는 정소영이, 뛰어난 무술로 홍국영을 돕는 서씨역에는 이태란이 출연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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