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시청률]특별 드라마<길모퉁이>의 '선전' 돋보여

시청률 판도를 흔들만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직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치매에 걸린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린 MBC 특별 드라마 <길모퉁이>가 26.7%로 7위에 오르는 선전을 했다.

16일 밤 방송한 <길모퉁이>는 치매에 걸린 중년의 주부로 인해 가족들이 갈등과 아픔을 겪지만, 서로간의 이해와 사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2부작 드라마.

‘중년 여성의 치매’라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사건을 통해 오늘날 가부장적 구조의 가정에서 ‘어머니’가 놓인 위치를 차분하게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치매 주부를 연기한 고두심을 비롯해 연기자들이 모처럼 좋은 연기를 펼쳐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드라마를 칭찬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얽히고설키는 비현실적인 멜로나 현란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시각적인 잔재미만을 추구하는 ‘가벼운 드라마’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비록 정규 편성이 아닌 특집 드라마였지만, 모처럼 우리네 현실을 차분하지만 분명한 가치관을 갖고 그려나간 <길모퉁이>는 모처럼 TV 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길모퉁이>를 제외하고는 상위권에 오른 프로그램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순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역모를 꾸몄던 아지태의 마지막 음모가 박진감있게 펼쳐졌던 <태조왕건>은 43.9%의 시청률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61.9%라는 점유율에서 보듯 타사에서 주말 밤 시간대에 <태조왕건>의 아성을 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위는 지난 주 막을 내린 <태양은 가득히>. 그 뒤를 이어 <온달왕자들>, <아줌마>, <맛있는 청혼>, <세친구> 등이 각각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뉴스 아이템에 따라 시청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지난 수요일 터진 탤런트 김채연의 납치 소동 덕분에 그날 밤 방송된 <섹션TV 연예통신>이 8위로 10위 안에 올랐다.

<태양은 가득히>의 막판 분전에 휘말려 시청률이 하향세를 기록하던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는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하지만 그동안 앞길을 막았던 <태양은 가득히>가 지난 주로 종영됐고, 이번 주말부터 새 주말극 <푸른 안개>가 방송할 예정이어서 <엄마야, 누나야>가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3월5일(월) - 3월11일(일) 프로그램 인기순위 10(전국 1,000가구)

순위	프로그램	시청률	점유율
1	대하드라마<태조왕건>-KBS1	43.9%	61.9%
2	주말극<태양은 가득히>-KBS2	33.6%	50.1%
3	일일극<온달왕자들>-MBC	30.2%	48.3%
4	월화드라마<아줌마>-MBC	29.0%	43.7%
5	<맛있는 청혼>-MBC	27.7%	42.9%
6	시트콤<세친구>-MBC	27.5%	52.0%
7	<길모퉁이>-MBC	26.7%	48.1%
8	<섹션TV 연예통신>-MBC	24.0%	47.9%
9	주말극<그래도 사랑해>-SBS	22.8%	32.5%
10	주말극<엄마야 누나야>-MBC	22.3%	32.9%

자료제공 TNS MEDIA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