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쉬면서 공부(성균관대 영상학과)에만 매달렸어요. 사진작업도 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단편영화도 찍어보고 검도도 배우고, 그러면서 여유 같은 게 생기더라구요.”
4월4일부터 방영될 MBC 새 미니시리즈 ‘호텔리어’(수목 밤 10시)에 출연하는 배용준은 살은 빠졌지만 개인적 아픔을 겪으면서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사연’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호텔 종사자를 뜻하는 ‘호텔리어’는 화려한 호텔의 무대 뒤에서 종사자들이 겪는 애환을 그린 20부작. 배용준 외에도 김승우 송윤아 송혜교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MBC가 올 상반기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드라마.
99년 6월 끝난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이후 배용준은 SBS ‘경찰특공대’와 MBC ‘나쁜 친구들’에 캐스팅됐으나 우여곡절 끝에 출연이 무산됐다. 작품을 고르는 그의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것은 아닐까.
“얼마전 박중훈 선배를 만났더니 ‘9전 9KO승의 권투선수와 100전 54승 42패 4무의 권투선수중에 누가 더 좋냐’고 물으시더군요. 작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것보다는 배우로서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후자’라고 대답했더니 아무 말없이 어깨를 두드려주시더군요.”
그는 이같은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여 앞으로는 많은 연기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한다.
그가 ‘호텔리어’에서 맡은 역은 냉철한 호텔 M&A 전문가. 그동안의 섬세한 이미지를 깨고 강한 남성적 카리스마로 승부해야 한다.그는 이를 위해 근육도 키우고 대사처리 속도도 빠르게 바꿨다.
장용우 PD는 그의 진지한 자세에 대해 “진지함이 예민함으로 바뀔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김승우가 “(서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음엔 둘이 ‘덤 앤 더머’같은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농담을 던지자 “더머는 내몫”이라고 화답하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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