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가게 점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오른 쿠엔틴 타란티노. 싸구려 대중 문화의 수호자인 타란티노 감독이 63년 이날 미국 테네시주 크녹스빌에서 태어났다. 오우삼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그는 비디오 가게에서 섭렵한 수많은 영화들을 무기 삼아 꿈에 그리던 세계로 진입했다. 장난처럼 시작한 그 일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줄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로맨스답지 않은 로맨스 영화 <트루 로맨스>의 각본을 쓸 무렵 그는 배우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감독이 꿈이었던 그는 당시 <저수지의 개들> 연출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제작비 마련이 여의치 않자 <트루 로맨스> <올리버 스톤의 킬러> 시나리오를 팔아 돈을 모았다. 그것이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광스러운 출발'이었다.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은 선댄스를 흥분시켰고 두 번째 작품 <펄프 픽션>은 칸영화제를 뒤흔들어 놓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저급한 문화를 '떳떳이' 사랑할 줄 아는 바로 그 매력 때문에 젊은이들의 우상이 된 스타다.
■3월28일 빈스 본(70) 출생
<싸이코> <리턴 투 파라다이스>의 스타 빈스 본이 70년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태어났다. 비열한 눈매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닌 빈스 본은 테크놀로지가 판치는 할리우드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심었던 남자. 93년 <루디>로 데뷔한 후 <쥬라기공원 2: 잃어버린 세계>를 찍으며 세계 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대표작은 <리턴 투 파라다이스>와 <싸이코>. 앨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에서 그는 앤서니 퍼킨츠의 혼이 서린 노먼 베이츠 역을 맡아 선배를 능가하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싸이코>의 연쇄살인범이었던 그는 최근 <더 셀>에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FBI 요원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3월30일 워렌 비티(37) 출생
철학과 교수였던 아버지, 한때 영화배우로 활약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워렌 비티는 어릴 적부터 배우가 될 운명이었다. 여섯 살 때 배우의 길로 접어든 누나 셜리 맥클레인이 워렌 비티의 삶을 엔터테인먼트 세계로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37년 이날 미국 리치몬드에서 태어난 그는 누나를 따라 어릴 적부터 극단을 돌아다녔고 TV 시리즈 'The Many Loves of Dobie Gillis'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영화 데뷔작은 <초원의 빛>. 이 영화로 세계적인 배우가 된 그는 감독, 제작, 각본에까지 도전하며 전천후 재능을 발휘했고 정치 활동에도 열성을 보였다. 아네트 베닝에게 정착하기 전까지 숱한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렸던 그는 이제 나이에 걸맞게 품위 있는 중년으로 변해있다.
■3월31일 브랜든 리(93) 사망
브랜든 리의 인생은 활화산처럼 타버린 삶을 살았던 아버지 브루스 리와 너무도 비슷했다. 적응하지 못했던 청소년기, 영화에 열정을 바쳤던 청년 시절, 이른 나이에 찾아온 죽음. 서른두살 젊은 나이에 요절했던 브루스 리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리 역시 이른 나이에 요절했다. 아니, 그는 아버지보다 더 짧고 어두운 삶을 살았다. 자신의 이름 석자보다 '브루스 리의 아들'로 더 유명했던 그는 매번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었고 '총기 오발'이라는 어이 없는 사고로 28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은 <래피드 파이어> <크로우>. 그가 사망한 날은 <크로우> 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던 93년 3월31일이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