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CF모델로 데뷔한 후 연극, 드라마, 영화, 심지어 쇼MC까지 해봤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아직도 낯설다. 하긴, 영화 ‘까’나 쇼 프로그램 ‘글로벌 코리아’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최근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영화 ‘친구’에서 여주인공 ‘진숙’을 맡았던 덕분에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덕분에 몇 편의 영화 제의를 받고 있는 상태.
‘학교Ⅳ’에는 ‘친구’가 개봉하기 전에 캐스팅됐다. “‘몸값’이 더 올랐는데 미리 계약을 해서 억울하겠다”고 하자“연기를 한 두 해만 하고 말 것도 아닌데요, 뭘.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연기를 많이 배울래요” 했다.
‘학교Ⅳ’의 모태는 99년 방영된 미니시리즈 ‘학교’. 이후 주간 단막극 형태로 바뀌어 방영돼 왔다. 제작진은 ‘학교 현장’을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 ‘인턴 PD제’를 도입, 실제 고교생을 모니터 및 소재 제공자로 활용할 방침이다. 제작진은 김보경을 제외한 출연진을 모두 비공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다. 예술고가 배경인 만큼 성악, 바이올린, 무용 실력을 고려해 뽑았다. 김보경 외에는 대부분 ‘완전 초보 연기자’들.
이미 대학(서울예전)까지 졸업했는데 다시 고교생이 된 심정을 묻자 그는 “사실 동생들 틈에서 연기하면 내가 나이 들어보일까봐 걱정했는데 요즘은 ‘어우, 야∼’ 같은 애들 말투가 절로 나온다”고 했다. 그래도 좀 더 어려보이고 싶어 머리도 길게 붙이고 볼도 통통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그는 “보여줄 수 있는게 연기력 밖에 없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몇 번씩 했다.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안드느냐고 묻자 “‘친구’에 캐스팅 됐을 때 감독님이 ‘386세대가 좋아할 얼굴’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고는 “수수한 얼굴이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부산 태생으로 고2 때부터 극단 활동을 시작했던 그는 “세상에 할 일은 많겠지만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은 연기 뿐”이라며 시청자들 곁에 오래 남아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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