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이 작품들을 전시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중과 이 작품을 나누고 싶다거나, 이 작품들의 광채를 더 이상 나만의 것으로 간직할 수 없어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정말 근사할 텐데.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내가 수집품을 전시하기로 한 것은 단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사실 나는 18세가 될 때까지 코미디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예술도 접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살아오면서 ‘예술에 대한 느낌’을 체득했다.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직관적으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수백점의 그림들을 보고 나름대로 분류를 하면서 얻은 것이다.
1970년 나는 에드 러샤의 판화를 사들이면서 공식적인 수집가가 되었다. 그 후 서투른 발걸음으로 예술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테리 들랩이라는 미술품 거래상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19세기 미국 회화를 소개해 주었고, 나는 즉시 그 그림들과 사랑에 빠졌다. 그림을 수집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이미지를 중시하고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며 미술 사조에 기준을 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나중에 정한 원칙은 화상들이 목숨이라도 걸 것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림들만 수집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마지막 원칙을 적용해서 꽤나 괜찮은 그림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한 가지 원칙에 집착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우리 집 벽에 걸 수 있는 좋은 그림’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생 예술품을 수집한 후에야 이처럼 소박한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다.
▽필자〓스티브 마틴
(http://www.nytimes.com/2001/04/01/arts/01MAR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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