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차태현)가 엽기녀가 아닌 다른 미녀를 유혹하는데 성공한 뒤 흡족한 마음으로 남자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치마를 입은 채 옆에서 일을 보는 여자를 발견하고 경악하는 장면이었다.
스탭들의 손길은 오히려 작은 공간에서 더욱 많이 필요했다. 카메라나 스탭이 거울에 비치거나 빛이 반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거울을 모두 검은색 종이로 가렸다. 또 사다리와 테이프를 이용해 곳곳에 각종 조명기구를 설치했다. 여기에 다시 검정색 필터를 이용해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작업이 더해졌다.
두 배우가 소변기 앞에 나란히 서서 일을 보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촬영감독은 변기 위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했고 감독을 비롯한 10여명의 스탭들은 혹시 타일에 모습이 반사될까봐 화장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어야 했다.
게이 역을 연기한 여배우는 난생 처음 서서 오줌누는 연기를 하느라 NG를 반복했고, 덕분에 스탭들은 호텔급 수세식화장실에서 쪼그려 앉는 ‘푸세식 자세’로 30분간 벌을 서야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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