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이제는 우리가 나선다", 인기스타 연예산업 진출 활발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37분


매지니먼트계에 뛰어든 서세원과 장호일
매지니먼트계에 뛰어든 서세원과 장호일
최근 급격히 규모가 커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인기 스타들이 나서고 있다.

개그맨이자 MC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서세원은 최근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서세원 프로덕션을 차렸다. 그는 자신의 프로덕션 이름으로 영화 <조폭 마누라>에 투자한 것을 비롯해 영화 제작은 물론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인터넷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그의 프로덕션에는 김진, 이재은 등의 연예인들이 소속돼 있는데, 앞으로 적극적인 스타 영입을 할 계획이다.

평소 절친한 친분관계를 자랑해온 박상원과 가수 이문세도 지난 18일 자신들이 공동 대표를 맡은 종합연예기획사 'WAD피플'의 창립식을 가졌다. 연기교육과 매니지먼트, 음반과 드라마 제작을 주 업종으로내 세운 'WAD 피플'에는 차인표, 신주리, 뮤지컬 스타 남경주 최정원 등이 속해 있다.

KBS 드라마 '프로젝트' 등에 출연했던 영화배우겸 탤런트 이광수는 명세빈, 가수 이지훈이 속한 'NICE' 기획의 대표이다. 인기그룹 '015B' 출신인 장호일도 김지호, 김소연 등이 속한 '플래티넘'의 실질적인 대표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순풍산부인과>의 오박사로 친숙한 오지명은 성인시트콤 전문 프로덕션 'fun-tv'를 설립해 첫 작품으로 KBS2에서 방송하는 일일시트콤 <쌍둥이네집>을 제작할 예정이다.

평소 기획사에 소속을 두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을 해온 류시원도 올해말이나 내년 쯤 연예 매니지먼트계에 뛰어들 계획을 갖고 있다.

가요계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수들이 후배양성과 음반제작에 나서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을 비롯해 김범룡, 태진아, 소방차의 김태형 정원관 등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타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이 이처럼 본격화되는 것은 그들이 다른 누구보다 그 분야를 가장 잘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인기의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어지간한 스타라면 안정된 수입을 위한 부업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연예인의 부업으로 각광을 받아온 음식점이나 카페, 주식투자 등 이 IMF 위기 속에서 한바탕 부침을 겪은 이후, 기왕이면 업계의 생리를 가장 잘 알고 인맥도 형성돼 있는 연예사업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

여기에는 방송사의 외주 제작비율 확대와 인터넷 문화의 활성화 등 매체 환경 변화도 한몫을 했고, 톱스타의 출연료와 CF 계약금이 억대로 높아지면서 탄탄한 '현금동원력'이 생긴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또 그동안 소속사와 방송사간의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소외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갖는다'는 식의 피해의식을 가져온 것도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로 풀이된다.

물론 스타들의 연예산업 진출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 얼마전 한 톱스타가 매니지먼트사업에 손을 댔다가 억대의 빚을 지고 한때 소송위기까지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전망이 확실하게 밝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중소 기획사들이 합병하면서 몇몇 대형 기획사가 각종 프로그램 캐스팅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기존 방송가 풍토에 '스타 출신 매니저'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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