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임씨가 민용이에게서 이상 징후를 발견한 것은 생후 백일 무렵. 아이가 기운이 없고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이가 순하고 발육이 다소 느린 편이라고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다 생후 10개월 경, 동네 소아과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자 그제서야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대학병원을 전전하며 희망을 찾던 임씨는 생후 13개월이 돼서야 아들이 뇌성마비인 것으로 인정하고 비로소 장애인으로 등록하게 된다.
사실 민용이는 중증장애아는 아니다. 하반신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며 지능이 다소 떨어지고 언어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 외에는 얼핏보면 정상아와 비슷해 보인다.
또래들은 겉으로는 자신들과 비슷해 보이는 민용이와 같이 뛰어 놀자고 하지만 곧장 자신들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도 엄마는 민용이를 다른 정상아들과 놀이터 등에서 어울려 놀게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엄마가 있을 경우 놀이터의 아이들이 곧잘 민용이 곁으로 모여든다. 하지만 엄마가 없을 때도 민용이가 같이 어울려 놀 수 있을까.
제작진은 이들 모자를 통해 장애인들이 맞주치게 되는 문제들을 파헤치는 한편, 육아보육시설인 ‘두발로 어린이 집’의 운영 사례를 통해 정상아와 장애아를 한데 모아 돌보는 ‘공동 육아 제도’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