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전주국제영화제, 이런 게 아쉬웠다

  • 입력 2001년 5월 3일 20시 00분


'래디컬 시네마'를 주제로 내세운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3일 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영화제의 최고 화제작은 왕 샤오수에이 감독의 <북경자전거>, <블레이드 러너>의 다음 이야기를 섹스 코드로 뒤바꾼 <아이 케이 유>와 에단 호크 주연작인 <햄릿 2000> 등. 이 영화들은 2회 상영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디지털 삼인삼색'의 반응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대만의 차이밍량,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이 디지털 실험을 시도했으나 "습작 성격이 강하고 지나치게 사적인 주제에 집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한 편. 평균 좌석점유율은 초대권을 포함해 55%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제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너무 난해하다"며 "지자체가 주도하는 만큼 대중성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전주영화제의 마니아 중심주의를 비판했다.

로저 코먼, 왕가위 등이 방한해 자리를 빛냈던 지난해와 달리 국내외 스타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도 올해 전주영화제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

오마주 섹션 상영작들이 모두 16mm 필름으로 상영돼 관객들을 크게 실망시켰으며 영화관 시설이 낙후해 영사 사고 및 상영 취소 사건이 잇따랐다.

최민 조직위원장은 "전주시가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기엔 턱없이 영화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다음 영화제부터는 좀더 안정된 기반 위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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