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모처럼 형성된 영화계의 신구 세대 화합 분위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종상 시상식에는 최근 흥행 돌풍을 몰고 온 영화「친구」가 한 개의 상도 타지 못한 반면, 개봉 당시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하루」가 주요 부문 상을휩쓸자 수상작 선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또 어설픈 행사 진행과 수상자들이 절반 이상 시상식에 불참하는 등 영화인들의성의 없는 수상 태도가 전국에 생중계됨으로써 항의가 잇따랐다.
영화제를 공동 주최했던 영화인회의가 대외적으로 `신구 갈등'으로 비쳐질 수있음에도 불구, 상집위 전원 사퇴라는 초강경 입장을 밝힌 것은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또한 대종상에 대한 좋지 못한 이미지가 향후 산적해 있는 다른 영화 사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조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을 풀이된다.
사실 이번 대종상 영화제는 처음부터 많은 불안 요소를 갖고 출발했다.
`신구 세대의 갈등 극복과 화합'이라는 측면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운영과 각종 제도 등에서는 준비를 소홀히 했던 것.
특히 형식상 구색을 맞추기위해 두 단체가 추천한 인사들로 반반씩 구성한 심사위원단은 첨예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 오히려 두 단체 간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또 미흡한 영화제 규정때문에 심사위원 9명 가운데 1표만을 얻은 작품이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영화인회의도 6일 성명을 통해 "대종상영화제를 두 단체가 공동 주최한 것은 영화제의 실추된 권의를 바로 세우고, 관객과 함께 하는 영화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구세대 `화합'에만 신경을 쓴 결과를 초래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영화인회의 상집위의 총사퇴가 곧바로 대종상 영화제 공동 주최 무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영화인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영화제 가운데 유일하게 영화인들이 주최하는 뜻깊은 행사인 만큼 관객들과 함께 하는 축제로 거듭나기위해 노력하는 쪽으로나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영화인회의의 기자회견은 영화인협회와 사전 협의 없이 단독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영화인협회쪽의 반응과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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