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체 편성도 어렵고…", KBS <논어 이야기>딜레머

  • 입력 2001년 5월 22일 19시 03분


도올 김용옥씨가 방송사퇴 의사를 밝히고 21일 일본으로 출국함에 따라 도올의 논어이야기 프로그램를 방송해온 KBS가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제작진은 21일 당일만 해도 도올이 먼저 연락해 올 수도 있다 며 대책 회의를 미루기까지 했지만 22일까지 도올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작진은 21일 밤 서울에 남아있는 부인을 만나기 위해 자택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매주 화요일 진행돼 온 녹화도 당연히 취소됐다. KBS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제작진의 사정으로 이번주 녹화가 없다'는 긴급 공지사항과 함께 '도올의 방송사퇴서'를 게재했다.

제작진은 "도올이 마음을 바꿔 금요일까지만 나타난다면 최악의 경우 생방송으로라도 진행할 수 있다"며 마지막 한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 이외에 KBS 관계자들은 사실상 방송을 포기한 분위기.

담당 박해선 부장은 "도올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결방을 하더라도 이전 강의를 재방송하거나 하이라이트를 편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동안 도올을 비판해 온 학자들의 주장을 방영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지만 제작진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도올 대신 다른 학자가 <논어이야기>를 계속 끌고 갈지, 프로그램을 아예 폐지할지 여부 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

제작진측은 도올이 마지막으로 한번 정도 출연, 시청자에 대한 인사와 함께 마무리 라도 해주길 바라고 있다.

KBS는 일단 이번주 금요일 방영분은 다큐나 영화로 대체하는 방안 등 몇가지 대안을 마련중이다. 하지만 <도올의 논어이야기> 는 밤 10시부터 11시까지 방영된 뒤 중간에 뉴스가 나가고 다시 11시 25분부터 12시 25분까지 이어서 방영되는 독특한 편성으로 돼 있어 대체 편성도 쉽지 않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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