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안재욱 나서면 베이징 웬만한곳 다 공짜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18분


한 때 ‘영웅본색’ ‘천장지구’ 등의 영화를 앞세워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등 홍콩 스타들이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세는 역전되어 아시아권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장동건이 베트남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 세관도 무사통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수 김현정도 홍콩에 진출해서 음반을 발표하며 인기를 끌고 있고, 대만에서의 클론에 대한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가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는 바로 중국에서의 안재욱(사진)이다.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안녕 내 사랑’ 등이 중국에서 방영되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안짜이쉬(안재욱)’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5월18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수도체육관에서 열렸던 그의 콘서트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한국 측 공연기획사의 실수로 무산되면서 반한(反韓)분위기까지 감돌던 ‘한류(韓流)’ 열풍은 이번 공연에서 노개런티로 출연한 안재욱과 NRG의 공연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안재욱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 덕분에 중국의 어느 신문에서는 안재욱의 콘서트를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 콘서트’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호평을 했다.

공연이 끝나자 그가 투숙했던 호텔 앞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아쉬움을 달래며 진을 치고있었다. 팬 대표가 안재욱 일행을 찾아와서 사인만 해주면 자진해서 해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알고 보니 그들 중 상당수가 넓은 중국 땅에서 이틀씩 기차를 타고 모여든 사람들이란 소리에 안재욱은 팔이 저린 것을 참아가며 몇 백장의 사인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식당을 가도 사인만 해주면 밥값을 안 받았고, 술집서도 공짜 술이 제공될 정도로 안재욱의 인기는 ‘짱’이었다.

중국에선 장학우, 유덕화 등 홍콩의 4대 천황처럼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전천후 스타들이 인기인데 안재욱 역시 그 대열에 끼어 이제는 5대 천황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안재욱은 조만간 편 당 1000만원의 개런티를 받고 중국 TV 드라마에까지 출연할 예정인데 팬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요즘 개인 교사를 두고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라고 한다.

그가 그 드라마에서 한국 휴대전화를 쓰고 한국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면?

눈치 빠른 우리의 기업들은 벌써 그를 통한 간접 광고(PPL)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일전에 안재욱이 모델로 출연했던 모 전자회사의 TV모니터가 중국 시장에서 150%의 매출 신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스타들이 중국 문화와 함께 우리 제품들을 수출하는 데 앞장서는 첨병의 역할까지 하고 있으니 자랑스럽기만 하다.

김영찬(시나리오작가)nk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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