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성방송서 야한 에로영화 못본다…KDB 내달15일 발표

  • 입력 2001년 5월 29일 19시 33분


올해 12월 출범하는 위성방송시대의 채널은 어떻게 구성될까?

25일 마감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의 채널사업 신청자의 면면들을 훑어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우선 국내에서도 ‘플레이보이’같은 성인전용 채널을 볼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채널사업을 신청한 사업자 중에는 성인채널을 지원한 업체가 하나 있었다. 비디오 배급업체로 최근 성전환 모델로 화제가 된 하리수 주연의 ‘노랑머리2’를 제작 중인 씨맥스커뮤니케이션즈가 그 주인공.

씨맥스커뮤니케이션즈는 ‘스파이스(Spice) TV’란 채널명으로 성인영화 전문채널을 표방하고 4월30일 방송위원회에 등록신청을 했다. 하지만 방송위에서 한 달 간 등록증이 나오지 않자 KDB 측에 영화장르로 채널사업 신청서를 내면서 사업내용을 변경했다. 19세 이상의 32㎜ 극영화만 방영하되 밤11시∼오전5시로 방영시간을 제한하고 AV(성인비디오·Adult Video)로 불리는 16㎜ 에로비디오는 방영하지 않기로 한 것.

방송위는 28일 그제서야 등록증을 발급했다. 19세 이상의 영화를 밤11시 이후 심야시간에 방송하는 것은 방송위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102개 사업자 129개 채널의 신청서가 접수돼 2.2대 1의 경쟁을 보인 위성TV채널 중에는 기존 채널사업과 전혀 다른 분야를 들고 나온 곳도 있다. 최고경영자(CEO), 보석, 경매, 무술, 스피드경주, 실버(노인), 낚시, 캠퍼스(대학생활),한방의학 등은 신규 분야.

한편 60여 개 채널을 기존(채널사용사업이 승인제였던 지난해 12월31일 이전 등록업체)과 신규로 나눠 4대 6으로 선정해 구성하겠다는 KDB의 방침을 이용, 채널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SBS와 MBN은 케이블TV 자회사인 SBS골프, SBS축구, SBS스포츠와 MBNs(증권)가 있으면서도 모회사가 위성채널 등록을 새로 신청했다. SBS 등은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내용에 차별을 두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신규로 신청할 경우 더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채널선정 결과는 다음달 15일에 발표된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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