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격투게임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톰'

  • 입력 2001년 6월 15일 18시 37분


횡 스크롤 액션게임으로 제작된 '스톰'은 이명진 씨의 만화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저녁'(이하 어쩐지 저녁)을 게임화한 것이다.

2D로 제작되었는데도 폴리곤으로 만든 것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이 장점인 '스톰'은 '캡콤'의 명작 액션게임인 '파이날 파이트'처럼 3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한다. 그들의 이름은 한호와 하진 그리고 강현. 게이머는 마약밀매와 무기밀수를 일삼는 폭력조직 '흑혈'과 대결하면서 부산 서울 여수 등 전국을 누비게 된다.

진행형 액션게임은 빠른 게임진행과 박진감 넘치는 격투가 생명이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느긋하게 즐기는 롤플레잉과 달리 조금이라도 게임이 지루해지면 금방 실증내기 일쑤. 그런 면에서 '스톰'은 잘 만들었다. 대전 격투게임을 연상케 하는 기술들을 구사하며 좁은 화면을 재빠르게 뛰어 다니는 재미가 각별해서다. 수십 명씩 등장하는 적을 한번에 쓸어(?)버리는 박진감도 장점.

'스톰'의 격투를 보고있으면 '파이날 파이트'의 격투가 연상된다.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혹은 그 반대로 움직이면서 게임이 진행되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이기 때문. 격투방식도 '파이날 파이트'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더욱 박진감 넘치고 스피드한 공격기술 덕에 한층 진보된 느낌이다.

'스톰'의 격투는 일본 '고에이'사의 액션게임인 '진 삼국무쌍'처럼 화면에 가득한 적을 배어 넘기는 것과 다르다. 적절한 난이도로 타성에 물들기 쉬운 격투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게임오버된다. 게이머의 공격이 닿지 않는 사각에서 공격하는 적들이 얄밉기도 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이기도하다. '스톰'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의 특성을 잘 알아야 게임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스톰'에도 '가디안 히어로'나 '던전엔 드래곤'처럼 경험치와 레벨이 있다. 적을 무찌를 때마다 경험치와 레벨 업 포인트를 얻는데 일정한 레벨 업 포인트를 취득하게 되면 공격력이나 방어력 또는 새로운 공격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물론 레벨이 높아지면 체력이 증가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전투 중에도 레벨이 오르면 소모됐던 체력이 다시 회복된다는 것. 덕분에 어려운 게임진행이 조금은 쉬워진 느낌이다.

액션게임에서 2∼3인 플레이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스톰' 역시 '가디안 히어로'나 '던전엔 드래곤'처럼 동시 3인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상대방의 IP 주소는 알아야 한다. 또 싱글 플레이로 얻었던 경험치와 레벨을 네트워크 플레이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같은 수의 적을 무찔러도 사용한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경험치를 주는 '유저레벨' 시스템을 도입해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PC로 출시되는 액션게임은 대부분 키보드로 게임을 조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조이패드와 스틱에 익숙해져 있는 게이머는 키보드로 하는 게임은 재미 없어 한다. 그러나 '스톰'의 조작감은 키보드와 잘 어울린다. 키보드의 특성상 움직이기 어려운 대각선이나 원을 그리는 명령을 자제하고 기술입력이 쉬운 직선방향으로 최적화 한 덕분이다. 키보드 조작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스틱이나 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스톰'은'디아블로'처럼 3D랜더링 처리된 이미지를 사용했어도 부드러운 움직임이 장점이다. 게다가 액션게임의 백미인 격투의 재미도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밋밋한 음향효과와 단순한 배경 그래픽은 아쉬운 대목이다. 격투에만 너무 정성을 기울인 탓인지 게임 스토리나 배경설정을 알 수 없어 몰입이 어렵다.

게이머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판타지 적인 세계관과 마법 체계가 일품인 캡콤의 액션게임 '던전엔 드래곤'처럼 화려한 필살기와 독특한 아이템 체계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요소일 것이다.

강용구<동아닷컴 객원기자>kyk5755@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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