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연예가 중계’, SBS ‘한밤의 TV연예’, MBC ‘TV 섹션 연예통신’ 등이 연예인의 근황 사생활 촬영장 소식을 미주알 고주알 소개하는 것으로도 모자라는지,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인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월∼금 오전 9·30)과 KBS ‘행복채널’(월∼금 오전 9·30)이 경쟁적으로 연예인들을 초대 손님으로 출연시키고 있는 것.
‘…좋은 아침’이 매주 수요일 연예가 정보를 소개하는 ‘연예특급’ 코너로 짭짤한 재미를 보자 ‘행복채널’이 맞불 작전을 펴 지난 5월 봄 개편을 기해 같은 요일 ‘수요 연예매거진’ 코너를 마련했다. 지난 13일 ‘…좋은 아침’은 ‘비디오 파문’의 주인공 백지영의 컴백과 영화 ‘흑수선’ 촬영현장을 다뤘고, ‘행복채널’은 일본에서 일시 귀국한 이봉원, 스타일로 본 미인 분석, 연예인의 자식 자랑 등을 늘어놓았다.
물론 ‘…좋은 아침’이 다룬 스타의 여름 피지 제거법이나 ‘행복채널’의 아줌마 이병헌 팬클럽 같은 소재는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다른 접근방식을 취했지만, 이영자 다이어트 파문과 박진영 컴백 등 대부분의 아이템은 ‘재탕’이었다.
‘행복채널’의 오진규 PD는 “국내 연예시장의 규모가 워낙 작아 인기 스타의 중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이 연예인을 선호하는 것은 ‘시청률’ 때문이다. ‘…좋은 아침’과 ‘행복채널’의 시청률은 평일 평균 4∼8% 수준이지만 연예인을 다룰 경우 두 배 이상 높아진다. 실제 지난 14일 탤런트 송옥숙이 출연한 ‘행복채널’이 8.6%의 시청률(AC닐슨 코리아 집계)을 기록한 반면, 하버드대에 합격한 민족사관학교 학생을 다룬 ‘…좋은 아침’은 6.2%에 그쳤다.
시청자 단체인 ‘매비우스’(‘매체비평 우리 스스로 하기’의 앞글자를 딴 이름) 모니터부의 곽윤정 간사는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이 연예인을 많이 활용하는 것은 손쉽고 안전하게 시청률을 올리려는 안일한 제작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삶의 지혜와 정보가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