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연예계 '미다스의 손' 김광수 GM프로덕션 사장

  • 입력 2001년 6월 18일 19시 01분


「GM프로덕션의 김광수 사장(40)은 ‘대중문화 권력가’ 중 한 명이다.

무명이었던 조성모를 발굴해 스타덤에 올렸고, 특히 그의 인기

발판인 ‘블록버스터형 뮤직비디오’는 김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올해 초 가요계에 콤필레이션 음반 열풍을 일으킨 ‘이미연의 연가’를 비롯해 정상권에 다가서고 있는 그룹 ‘문차일드’의 뒤에도 그가 있다. 그에게는 늘 ‘스타 제조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로드 매니저(연예인을 따라다니며 각종 뒷 일을 돌봐주는 매니저)에서 출발해 ‘스타 기업’의 오너로 떠오른 그는 “어릴 때의 꿈(가수)을 연예인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며 “열정을 갖고 준비하면 성공의 열쇠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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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 데뷔한 조성모의 음반은 현재까지 나온 네 장을 통털어 800만장 판매를 기록했고, ‘연가’(1세트 4장)도 160만 세트 판매를 넘었다. ‘문차일드’의 판매는 20여만 장. 이 세 가지만으로도 최근 2년 간 GM 프로덕션의 매출액은 700억 원이 넘는다.

#인터뷰 섭외〓20여일 전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KBS 2 ‘명성황후’의 시청률을 위해 주연 이미연을 조기에 투입할 것”이라며 “‘명성황후’의 시청률이 25%가 넘은 뒤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때 ‘명성황후’의 시청률은 10%대 초반이어서 기자도 의아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이미연이 ‘명성황후’에 조기 투입되고 이미연 출연 이후 ‘명성황후’의 시청률이 26.8%(7일·AC닐슨 집계)로 급상승하자마자 그로부터 인터뷰를 하겠다는 전화가 왔다.

#치밀한 전략〓‘이미연의 연가’를 홍보한 아이디어는 그의 전략적 사고를 짐작할 수 있는 사례다.

‘연가’같은 히트곡 모음집은 판매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는 음반의 표지 얼굴로 이미연을 내세웠다. 이것도 의외의 수. 이미연은 얼마 전 이혼했기 때문이다. 그는 동시에 이미연을 조성모의 노래 ‘다음 사람에게는’의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켰다. ‘다음 사람에게는’은 3집의 타이틀곡 ‘아시나요’에 이은 히트곡.

이미연이 뮤직비디오에 나온 것을 본 팬들은 ‘이미연의 연가’도 조성모가 부른 것으로 혼동했다. ‘이미연의 연가’가 불티날 무렵 음반매장에서는 “팬들이 조성모가 부른 것으로 착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광수는 이에 대해 “이혼보다 이미연의 해맑은 웃음을 살릴 방안에 대해 골몰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그의 사무실은 정돈돼 있지 않았다. ‘멘스 논노’ 등 해외잡지들이 널려 있고 TV에는 ‘명성황후’ 비디오가 켜져 있었다. 해외 잡지에는 견출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메모지에는 뭔지 모를 그림들이 낙서처럼 그려져 있었다. 그는 ‘명성황후’ 음반의 뮤직비디오 구상안이라고 설명했지만 알아보기 힘들었다.

#명성황후 음반〓그는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명성황후의 정신을 담은 음반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 가수는 조수미 조관우 임재범 이소라로 구상 중이다. 그는 뮤직비디오에 나올 명성황후의 표정, 대원군의 미소, 내레이션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음반 제작비는 전 국민을 상대로 투자를 받을 예정.

#경력〓그는 어릴 때부터 ‘딴따라’였다. 군복무를 마친 직후 80년대 중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 이주노, ‘DJ DOC’의 기획자 신철 등과 그룹을 만들어 MBC ‘청춘만만세’, KBS ‘젊음의 행진’에 출연하기도 했다.

얼마 안 돼 선배 매니저의 ‘강권’으로 매니저로 나섰고, 김완선 인순이의 로드 매니저를 거쳐 김민우 김종찬 윤상 노영심 손무현 구본승 등을 발굴했다. 대부분 무명이었던 이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스타의 길도 함께 걸었다.

#일〓그는 거의 종일 일만 한다. 김 사장은 일상의 사소한 것조차 지나치지 않는다. 후배에게 옷 광고가 실린 잡지를 찢어 주고 사오라고 할 만큼 치밀하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이 많아 결혼해도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백〓그는 1995년 초 연예계 금품수수 비리 사건에 휘말려 3년여 간 현장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 때 사무실에서 책과 비디오를 보면서 영상 세대가 대중 문화의 주류로 부각하는 변화를 깊이 체험했다.

#비즈니스 좌우명〓모든 기준을 서울의 중심가에 맞춰라, 팬들의 기준을 먼저 생각하라, 하루도 쉬지 않고 생각하고 생각나면 실행하라, 평범하게 살려고 하지 마라, 실력보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라.

그는 9월 조성모의 4집을 발표한다. 10월에는 시트콤도 제작한다. 연말경 5층 짜리 프로덕션 건물을 완공해 음반 드라마 등 토탈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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