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강병규, 야구스타서 연예스타로 '절반의 성공'

  • 입력 2001년 7월 2일 18시 59분


목젖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잘 웃는 남자. 좀 더 웃기면 땅바닥을 뒹굴며 눈물까지 찔끔 흘리는 1m85의 거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투수 출신인 강병규(29)의 요즘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말 KBS 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99초 광고제작 스탠바이 큐’ 코너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6개월만에 연예계의 별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병규의 가식 없는 솔직함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KBS2 ‘자유선언 토요일’ ‘테마 쇼 환상특급’, SBS ‘좋은 친구들’ 등 4개 프로그램 겹치기 출연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그가 연일 상종가를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잘 빠진 몸매, 유창한 화술 등 ‘타고난 끼’가 요구되는 연예인의 필요 충분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 몸 속에는 남을 웃기는 재주가 많은 것 같아요. 천성적으로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웃기는 얘기를 들으면 참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죠.”

오락 프로는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는 게 강병규의 소신이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시청자들에 보여주는 것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신인인 만큼 어떤 오락 프로그램이든 경험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병규는 연예계에 입성하며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연예인 개개인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진땀을 흘렸고,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면 각자 일정을 위해 흩어지는 연예계의 삭막한 현실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 덕분에 김건모, 강호동, ‘핑클’ 등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다. 하지만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던 ‘클론’의 근황을 묻자 얼굴이 굳어진다.

“(강)원래 형 병원에 두 번 갔었는데 정말 못 보겠더군요. ‘넌 영화배우 해야 한다’며 술잔을 기울이던 원래 형과의 추억을 생각하면 가슴 아픕니다.”

영화배우로 변신하기 위해 연기수업을 받고 있다는 강병규의 진짜 꿈은 무엇일까? 그는 “30년 가까운 인생 가운데 20년을 야구에 쏟아 부은 만큼 언젠가는 야구해설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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