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컴퓨터 그래픽 영화' 극장가 강타 "꿈을 스크린에…"

  • 입력 2001년 7월 3일 18시 26분


올 여름 개봉하는 ‘블록버스터’의 가장 큰 공통점은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CG). CG는 특수분장, 미니어처 등과 함께 특수효과(SFX)의 한 분야에 불과하지만 그 비중이 점차 커져 이제는 특수효과와 거의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다.

‘미이라2’ ‘툼 레이더’ ‘쥬라기공원3’ ‘혹성탈출’ ‘파이널 환타지’ 등 올 여름 개봉하는 대작은 모두 CG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특히 ‘파이널 환타지’의 경우 100% CG를 이용, 인간과 거의 똑같은 모습의 ‘가상 배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어왔던 ‘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마침내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영역에까지 도전장을 낸 셈이다. 할리우드의 SFX,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SFX에 불씨를 지핀 고전들〓달의 눈에 우주선이 박힌 장면으로 잘 알려진 ‘달나라여행’은 최초의 SF영화이자 초보적 ‘특수효과’가 사용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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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년)는 미니어처를 이용한 특수효과 부분에서 지금까지도 인정받는 작품. 이 영화는 달 착륙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만들어졌음에도 우주공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이 영화의 원작자이자 과학자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보다 더 우주를 잘 묘사하기 위해서는 직접 우주에 가서 촬영을 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감탄했을 정도.

1977년 등장한 ‘스타워즈’는 미니어처, 영상합성, 애니메트로닉스 등 모든 기술을 아우른 ‘특수효과 종합판’ 같은 작품으로 SFX 발전에 기폭제가된 걸작 중의 하나로 꼽힌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더욱 정교해진 기술을 선보이며 SFX 수준을 한 단계씩 끌어올렸다. 99년 개봉된 ‘스타워즈: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협’은 전체 영화의 95%를 CG를 이용해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갑다, CG야〓‘스타워즈’에 자극 받아 발전한 CG기술이 장편 영화에 본격적으로 처음 응용 제작된 영화가 ‘트론’(1982년)이다. 비록 이 영화는 흥행에서는 빛을 못 봤지만 기술적으로는 매우 의미 있었던 작품.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해 배경을 모두 CG를 이용해 만들어냈다.

CG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 것은 89년 ‘어비스’부터다. ‘어비스’에서는 CG를 이용, 사람 얼굴 형상을 한 물기둥을 만들어냈다.

이 물기둥은 CG를 이용해 만든 최초의 ‘생물’이라는 점에서 특수효과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을 받았다. ‘어비스’를 만들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더욱 발달한 CG기술을 ‘터미네이터2’(91년)에 적극 활용했다.

SFX팬들을 열광케 했던 ‘터미네이터2’는 이후 특수효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회오리바람부터 용암까지〓‘타워링’ ‘포세이돈 어드벤처’ 등 70년대 유행했던 재난영화는 표현의 한계와 소재고갈 등으로 점차 사라졌던 장르. 그러나 한층 업그레이드 된 CG기술에 힘입어 90년대 들어 다시 인기 장르로 떠올랐다.

CG는 70년대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생생한 재난을 스크린에 옮겨놓았다. ‘트위스터’에서 생생한 회오리바람을, ‘단테스 피크’에서는 화산 폭발을 만들어냈다.

▽극사실주의〓1993년 등장한 ‘쥬라기공원’은 영화계를 놀라게 했던 작품. 이 영화는 멸종된 공룡을 실제와 똑같이 되살려내 CG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95년과 99년 만들어진 ‘토이스토리’‘토이스토리2’는 최초로 CG만을 이용해 만든 ‘풀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CG 발달사에 있어 큰 의미가 있는 작품.

90년대 특수효과의 ‘종합판’이라고 불릴 만큼 각종 특수효과가 사용됐던 영화는 ‘타이타닉’(1997년)이었다.

이 영화는 특히 ‘사이버 스턴트맨’이 관심을 끌었다. 배가 침몰할 때 갑판 위에 매달리거나 배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CG가 만들어낸 것.

이후 영화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것은 ‘가상 배우’의 탄생이었다. 2001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파이널 환타지’는 결국 실제 사람과 거의 똑같은 ‘가상 배우’를 만들어냄으로써 영화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한국영화 특수효과▼

2000년 최고 흥행작이었던 ‘공동경비구역 JSA’에는 모두 48컷, 시간으로 따지면 총 8분31초 분량의 컴퓨터그래픽이 등장한다.

‘도대체 어디에 사용됐을까?’라고 고개를 갸웃거린다면 바로 그 점에서 이 영화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동안 우리 특수 효과의 문제점 중 하나로 특수효과가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겉돈다는 점이 지적돼 왔기 때문.

북한의 구호가 걸린 간판도 컴퓨터가 ‘세웠고’, 병사들이 편지를 돌에 묶어 던질 때 돌멩이가 날아가는 것도 컴퓨터가 ‘그려냈다’.

한국 영화에서 ‘특수효과’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제작된 ‘구미호’부터다. ‘모핑기법’을 이용, 여배우 고소영이 구미호로 변해가는 모습을 처음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지만 기술적으로는 초보 수준에 불과했다.

‘구미호’의 계보를 잇는 작품은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침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영혼들이 사람의 몸을 통과하는 장면 등 내용에 맞게 적절히 CG를 사용,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퇴마록’은 CG, 미니어처, 특수 폭파 등 다양한 분야의 특수효과(SFX)를 골고루 사용하며 SFX영화를 표방했던 작품. 이어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자귀모’ 등도 상당부분 특수효과에 의존한 영화들이다. 그러나 이들 영화는 여전히 ‘CG따로, 영화따로’라는 평을 들었다.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영화 ‘유령’에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드라이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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