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수요기획’(밤 11·35)이 4일 방송하는 ‘낙타 위의 아이들’(연출 김용범, 제작 캐파)은 중동 지역 아랍에미리트의 상류층이 즐기는 레포츠 중 하나인 ‘낙타경주’의 나이 어린 기수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언뜻 보면 낙타경주를 단순한 ‘이국의 풍물’로 볼 수 있지만 그 실상은 다르다. 파키스탄, 인도,방글라데시 등 가난한 나라에서 아랍에미리트로 팔려온 4∼12세의 어린이들이 유년시절을 낙타 기수로 보내고 있는 것. 이들은 몸이 가볍다는 이유로 낙타 위에 올라 경주에 나서며 낯선 땅에서 상류층의 눈요깃감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제작진은 무슨 일을 할 지도 모른 채 브로커를 통해 타향으로 끌려 온 어린 기수들의 일과를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매일 아침저녁 연습에 매달리며 낙타를 돌보는 아이들, 오직 승부에만 관심을 갖는 몰인정한 낙타 주인의 모습을 비교해 보여준다.
아이들을 팔아 넘긴 돈으로 가난한 나라의 부모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노동자로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얻고 생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자식을 버린 부모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제작진이 낙타 경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부모에게 보여주자 아버지는 할 말을 잊어버린다.
김용범 PD는 “1999년 국제노동기구가 ‘어린이 노동 근절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지만 아직도 낙타 기수처럼 힘든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이가 세계적으로 2억5000만 명에 이른다”며 “우리와는 상황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어린이 인권을 다시금 생각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