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개봉되는 ‘쥬라기공원3’은 ‘또 공룡이냐’는 식상함을 불식시킬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1, 2편까지 ‘쥬라기공원’의 절대강자였던 티라노사우러스(T렉스)는 더 막강한 공룡 스파이노사우러스를 만나 얌전히 꼬리를 내린다. T렉스보다 길이가 20m 가량 더 긴 스파이노사우러스는 수륙 양용의 전투력을 자랑하며 T렉스를 한 입에 물어 죽인다.
1,2편에서 영화 막판에 멀찌김치 등장하던 익룡(테라노돈)도 3편에서 비로소 가까이 다가와 우아한 비행능력과 함께 잔혹한 공습능력을 펼쳐 보인다.
특수효과 못지 않게 유머와 드라마가 적절히 양념된 재미도 뛰어나다. 1, 2편이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과 달리 3편은 원작소설 없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냉혈동물인 공룡의 모성애와 인간의 모성애를 절묘하게 접합시키고 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8년전인 93년 1편을 선보인 이후 4년 간격으로 영화 팬들을 찾아오고 있다.
여주인공을 맡은 테아 레오나는 “‘쥬라기공원3’는 ‘쥬라기공원’ 시리즈 중 한 편이 아니라 시리즈 중 최고”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3편은 1편의 주인공이었던 고생물학자 그랜트 박사(샘 닐)을 다시 불러낸다. 8년 전 ‘쥬라기 공원’에 맨 처음 초청됐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그는 랩터(무리사냥을 하는 키 2m 정도의 작은 공룡으로 ‘쥬라기 공원’ 1,2,3편에 모두 등장함)가 특수 발성기관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돌고래는 물론 유인원보다 지능이 뛰어나다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한다.
그랜트 박사는 백만장자 모험가인 폴(윌리엄 메이시)과 아만다(테아 레오니) 커비 부부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조건으로 ‘쥬라기공원’의 항공투어 안내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땅에 착륙하지 않는다는 약속만 믿고 이를 받아들인 그랜트 박사는 ‘쥬라기 공원1’에서 겪었던 혹독한 시련에 다시 빠지고 만다.
커비 부부는 실제론 이혼한 부부로 공룡의 알을 배양하던 이슬라 소르나 섬 해안에서 실종된 14세 아들 구출작전에 그랜트 박사를 속여서 끌어들였던 것. 그랜트 박사는 육해공에 걸친 온갖 공룡의 습격에 시달린다.
1, 2편을 감독한 스필버그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조 존스턴 감독은 ‘쥬만지’와 ‘애들이 줄었어요’ 등에서 현란한 특수효과와 유머감각 물씬한 가족애를 접목시켜온 솜씨를 발휘한다. ‘피터팬’에 등장하는 시계를 삼킨 악어의 모티브를 이용, 무시무시한 스파이노사우러스가 뱃속에 삼킨 휴대전화기에서 벨소리가 나는 것은 그의 이런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래도 3편은 실패할 것이라고? 걱정마시라. 유니버설은 벌써 4편의 시나리오 작업을 마이클 크라이튼에게 맡겼으니까.
▼스탄 윈스턴이 소개한 시각효과▼
“이젠 인간만 남았습니다.”
‘터미네이터2’와 ‘쥬라기공원’ 등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네 차례나 수상한 스탄 윈스턴(55)은 할리우드 시각효과 기술을 이렇게 요약했다. 실제 인간과 다름없는 가상 배우를 만들어내는 것만 남았다는 얘기다.
‘쥬라기공원3’에도 참여한 그가 밝힌 영화속 특수시각효과 이야기.
▽새로 선보이는 기술〓공룡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면 근육과 살이 따로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근육의 움직임과 별도로 살이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처음 도입했기 때문.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 작업은 골격, 근육, 살, 피부조직을 4단계에 걸쳐 입혀가며 이뤄졌다.
▽공룡 로봇〓흔히들 영화 속 공룡은 컴퓨터그래픽 작업의 산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공룡의 3분의 1은 실제와 거의 다름없는 로봇이다. 화면 속에서 공간을 이동하지 않고 땅에 고정된 채 팔다리와 몸체, 눈만 움직이는 공룡은 대부분 무선으로 작동되는 로봇들이다.
▽익룡의 공중 신〓익룡이 공중에서 사람을 낚아채는 장면은 푸른색 매트가 깔린 세트에서 촬영된다. 익룡의 다리만 달린 로봇 행글라이더로 사람을 낚아채는 장면을 찍은 뒤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익룡 및 계곡배경과 합성한 것이다.
▽세트의 비밀〓3편에 등장하는 이슬라 소르나 섬의 폐허가 된 기지는 2편에서 파괴됐던 그대로다. 속편을 대비해 보존해 두었던 것일까. 아니다. 일단 철거했던 것을 재현한 것이다. 이유는 보존하는 비용이 더 비싸게 먹히기 때문.
<로스앤젤레스〓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