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수요기획', 명성황후 실체 본격추적

  • 입력 2001년 7월 10일 18시 37분


최근 뮤지컬, 서적, 드라마 등을 통한 ‘명성황후 다시 보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비운의 왕비’ 명성황후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권력 투쟁을 벌인 정치적 인물 정도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11일 KBS 1TV ‘수요기획’(밤 11·35)은 ‘다시 살아나는 국모, 명성황후’(제작 다큐 코리아, 연출 박성미)에서 역사 속의 명성황후의 실체를 추적한다.

명성황후는 지난 1996년까지 중학교 국사 교과서에 실렸던 사진이 가짜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그에 대한 역사적 자료가 많지 않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사람들이 일본의 낭인들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일본은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제작진은 명성황후의 친필 서찰집과 시해 당시 외국인들이 남겨놓은 기록들을 최초로 발견했다. 영국 공사인 힐리어가 남긴 ‘시해 도면도’, 일본 방위청의 ‘왕비시해사건 조사보고서’ 등 일본이 국가적 범죄를 저질렀음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물도 공개한다.

특히 시해 가담자였던 신문 기자 겸 역사학자였던 기쿠치 겐조가 작성한 ‘조선왕국’ ‘대원군전’ ‘조선 잡기’ 등 역사서들의 왜곡 사례들을 밝힘으로써 우리 근대사에서 평가절하 됐던 명성황후를 재조명한다.

6개월에 걸쳐 제작된 ‘…명성황후’는 3D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일본인들의 황후 시해 상황과 명성황후 장례 행렬 등을 입체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박성미 PD는 “명성황후 시해범들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고 출세가도를 달렸고 우리 역사서 역시 일본의 기록을 답습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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