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더십 전문가들이 분석한 태조 왕건의 리더십이다. 디지털 정보기술의 혁명기로 불리는 21세기인 지금 1000년 전 인물인 왕건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시시각각 거대 기업들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상황이 후삼국시대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아무리 뛰어나도 이를 뒷받침하는 참모(follower)가 없다면 리더는 성공할 수 없는 법. 드라마 태조 왕건에 등장하는 수많은 참모의 모습을 통해 현대 직장인들이 배워야 할 폴로어십(followership)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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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메트로팀은 삼성전자 리더십개발센터 김석우 소장(경영학박사)에게 의뢰해 드라마 태조 왕건에 등장하는 참모의 유형과 이들의 폴로어십을 분석했다. 김 소장은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인 미국 카네기 멜론대 경영학과 로버트 켈리 교수가 분류한 조직 내 5가지 참모를 소개하면서 “이 중 ‘모범형’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가장 필요한 참모”라고 진단했다.>
◆ 적당한 열의로 모험기피
▽실리추구형(Pragmatist)〓정세 판단에 뛰어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기회를 노리며 처세한다. 조직에서 가장 흔한 유형.
적당한 열의로 모험을 기피하고 리더의 결정에 무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 대량해고나 인사이동시 등 불안정한 상황이나 조직의 리더가 교체될 때 많아진다.
드라마에선 복지겸 공직 유긍달 등 호족이 대표적인 예. 특히 복지겸은 초기 양길의 부하에서 궁예의 부하로 마지막에는 왕건의 심복으로 전전하면서 자신의 실리를 놓치지 않는다.
◆ 이유없는 반항…감원1호
▽소외 독불형(Alienated)〓팀 플레이보다 불만과 침묵으로 일하는 유형으로 1인자에 대해 냉소적 부정적이며 이유 없는 반항을 하기 쉽다.
소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해 전직과 감원의 대상이 된다. 조직 내 15∼20%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부분 1인자의 심복에는 포함되지만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분류된다.
드라마상에는 환선길 이흔암 임춘길 등 대부분 궁예의 부하들이 많다.
◆ 예스 맨…창의성 부족이 흠
▽충직형(Yes-People)〓리더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충성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해내는 유형. 기쁜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팀 플레이에 능하지만 독립적인 사고나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흠. 조직 내 20∼30%를 차지한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대에 요구되는 ‘폴로 맨(follow man)’. 은부(궁예), 수달(견훤), 능산 유금필 박술희가 해당된다.
충직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단순 돌진형’이고 나머지 하나는 ‘순수열정형’. 일부 정치군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순수군인형 장수들이 후자에 해당됨.
◆ 리더가 사사건건 챙겨줘야
▽수동형(Sheep)〓남들을 따라하면서 리더가 지시할 때만 행동하는 유형이다.
리더의 판단과 사고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 내에서 제몫을 다하지 못해 리더에게 필요 이상의 감독을 받는다.
리더가 전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사사건건 챙겨 주거나 본인 스스로 참모 역할을 싫어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김행선 강장자 등을 들 수 있다.
◆ 벤처정신 강한 솔선수범형
▽모범형(Star)〓리더와 조직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위해 솔선수범하며 주인의식으로 항상 맡은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낸다. 독창적이며 독립성이 강해 건설적인 비판으로 리더와 용감하게 맞서기도 한다. 창업할 때나 벤처기업에 필요한 ‘폴로 맨’.
드라마 왕건에선 종간(궁예) 최승우(견훤) 태평 최응 박유(왕건) 등을 들 수 있다. 궁예나 견훤에 비해 왕건의 휘하에 모범형 폴로 맨이 많은 것이 특징.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