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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리드하라〓왕건은 휘하의 장수를 거느리는 데 있어 단순히 협동이나 단결만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이슈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가 제시한 목표나 이슈의 특징은 결코 간단히 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지략과 난이도를 요구하는 것들이었다.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되는 나주성 공략이나 후백제를 고립시키기 위한 신라와의 전략적 제휴가 대표적인 예다.
▽문화, 시스템으로 리드하라〓왕건은 국가라는 공동체를 문화라는 코드로 시스템화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의 국가 지도 이념인 훈요십조를 보면 당시 백성들의 정신적 가치관이었던 불교를 국가의 중심 사상으로 했지만 유교와 도선의 풍수사상 등도 포용했다. 팔관회란 행사를 통해 임금과 신하, 백성 모두가 하나가 되도록 노력했으며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주의 인사를 법과 제도에 따라 실시했다.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가치관을 큰 틀 속에서 녹이고 이를 하나로 통합시킨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로 리드하게 하라〓중요한 전투에서 전략을 세울 때 왕건은 책사의 의견을 수렴할 뿐 자신의 의지를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선두에 나서서 구성원들을 진두지휘하기보다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의 가치를 직접 깨닫게 하고 그 가치에 의해 스스로 리드하게 한 것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