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中출신 재불화가 왕두展 로댕갤러리서 9월2일까지

  • 입력 2001년 7월 17일 18시 41분


중국 광저우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남부 중국 종합기술전문대 건축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왕두(王度·45·사진)는 1989년 천안문사태 때 체포돼 9개월 간의 투옥생활을 마치고 중국을 떠나 프랑스에 정착, 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아온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TV 신문 등이 퍼붓는 온갖 이미지와 정보에 압도당했다. 그는 이것들이 훌륭한 작품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미디어에 나타난 이미지들을 조각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파리 화단에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작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다.

왕두의 개인전이 9월2일가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2∼6월 프랑스 디종의 ‘현대미술센터-르 콘소시움’ 초대전에 선보였던 대형 조각 15점이 전시되고 있다.

진압경찰에 붙잡혀 가는 피투성이 시위자, 소녀가 신고 있는 신발을 크게 부각시킨 신발광고, 젊은 여인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난 뒤 “난 암과의 싸움에서 KO승을 거뒀어요”라고 권투장갑을 끼고 외치는 모습 등 다양한 일회용 이미지들이 3차원의 영구 조각으로 바뀌어 전시장 공간에 매달려 있다.

작품 소재가 된 인쇄물 등은 수만 장 복사돼 전시장 입구부터 깔려 있다. 관람객들이 이를 밟고 다니면서 일회용 이미지와 조각품 사이의 차이와 동일성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한 연출.

큐레이터 김승덕씨는 “작품을 공중에 매달아 놓은 것은 일회용 이미지의 가벼운 인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장료 어른 4000원, 중고생 2000원. 02-2259-7781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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