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에서 살아온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TV 신문 등이 퍼붓는 온갖 이미지와 정보에 압도당했다. 그는 이것들이 훌륭한 작품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미디어에 나타난 이미지들을 조각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파리 화단에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작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다.
왕두의 개인전이 9월2일가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2∼6월 프랑스 디종의 ‘현대미술센터-르 콘소시움’ 초대전에 선보였던 대형 조각 15점이 전시되고 있다.
진압경찰에 붙잡혀 가는 피투성이 시위자, 소녀가 신고 있는 신발을 크게 부각시킨 신발광고, 젊은 여인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난 뒤 “난 암과의 싸움에서 KO승을 거뒀어요”라고 권투장갑을 끼고 외치는 모습 등 다양한 일회용 이미지들이 3차원의 영구 조각으로 바뀌어 전시장 공간에 매달려 있다.
작품 소재가 된 인쇄물 등은 수만 장 복사돼 전시장 입구부터 깔려 있다. 관람객들이 이를 밟고 다니면서 일회용 이미지와 조각품 사이의 차이와 동일성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한 연출.
큐레이터 김승덕씨는 “작품을 공중에 매달아 놓은 것은 일회용 이미지의 가벼운 인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장료 어른 4000원, 중고생 2000원. 02-2259-7781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