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발신자 서비스 광고에서 “공주는 번호를 남기지 않아!”라는 엉뚱한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던 그가 이제 ‘연기’에 도전한다. KBS 2TV 일일시트콤 ‘쌍둥이네’(밤 9·20)에서 오지명 변호사 사무실의 천방지축 여사원으로 등장하는 것.
한공주가 ‘쌍둥이네’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장면은 ‘뒷모습’. 안정훈, 박형준, 김형일 등 사무실 식구들은 팔등신의 몸매를 보며 “야, 죽인다”며 감탄하지만 한공주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으악!” 소리를 지른다.
한공주는 극중에서 ‘엽기공주’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한다. 사무실의 ‘분위기 메이커’로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거나 구두닦이 아저씨와 청소원 아줌마의 즉석 미팅을 주선하는 등 기상천외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그녀는 MBC 시트콤 ‘뉴 논스톱’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지만 고정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 “1999년부터 패션모델 겸 CF모델로 활동하면서 무대가 낯설지 않았는데 막상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니 시선 처리와 대사를 동시에 신경 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래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게 신이 납니다.”
스스로가 ‘끼가 넘쳐 탈’이라는 한공주의 꿈은 ‘만능 엔터테이너’. 모델과 시트콤은 물론이고 앞으로 영화배우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무서운’ 10대다. 하지만 연예인으로 바쁘게 살다 보니 학생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갖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수업에 너무 많이 빠져 며칠 전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어요. 여유가 있어서 학교에 가겠다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그러시데요. ‘방학했다’구요.”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