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남과 여' 실명위기에서 만난 애절한 사랑 그려

  • 입력 2001년 8월 5일 18시 54분


절망의 벼랑끝에서 지푸라기 잡듯 붙잡은 사랑. 하지만 진정 사랑했기에 그 사랑을 다시 놓아버려야하는 운명. 6일 방영되는 SBS ‘오픈드라마 남과 여-그녀와 헤어지기 몇시간 전’(극본 배유미, 연출 강신효·월 밤 11시05분)은 그런 사랑을 그린다.

돌고래 조련사 수현(지성)은 자신이 1년뒤 실명할 것이라는 얘기를 안과의사로부터 듣는다. 실의에 빠진 그는 병원에서 만난 현수(서유정)에게 접근한다. 딱 1년만 사랑하고 헤어지겠다는 결심으로.

그로부터 1년뒤 수현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수와 마지막 만남을 준비한다. 실명증세가 뚜렷해진 그는 현수를 진실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에게 짐이 돼선 안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실명 사실을 감추고 떠나려한다. 어느새 수현에게 마음을 열게된 현수는 갑자기 달라진 수현의 행동에 불안감을 느낀다.

‘그녀와 헤어지기 몇시간 전’은 로맨틱 코미디류가 강세인 ‘남과 여’에선 드물게 정통 멜로로 승부를 건다. 지난달 23일 다방레지와 무명 권투선수의 눈물겨운 사랑을 그린 ‘꽃다방 순정’ 역시 멜로물로 호평을 얻었다.

이같은 변화는 시청률 상승에 따른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남과 여’는 최근 18%안팎의 높은 시청률(AC닐슨 전국집계)로 13%안팎의 MBC의 ‘베스트극장’과 KBS의 ‘드라마시티’ 등 타 방송사들의 단막극을 훨신 앞서고 있다. SBS드라마 중에서도 ‘여인천하’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이다.

‘남과 여’는 지금까지 5명의 신인PD를 배출하며 젊은 감수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단막극의 묘미라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실험성을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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