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개그맨 김국진(36)이었다. 당시 김PD는 “김국진이 코미디에 드라마를 섞은 MBC ‘테마 게임’에서 다소 침울한 듯한 마스크로 여러 캐릭터를 표현해냈다”고 평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연기 해석을 놓고 김국진과의 갈등으로 그 드라마(가제 ‘신화’)의 촬영을 중도 취소했다.
김국진이 22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반달곰 내 사랑’으로 2년 만에 드라마에 다시 도전한다. 극중 역할은 서울 변두리 중학교 축구 코치인 반달웅. 사람 좋지만 때로는 앞뒤 안 가리고 배포를 부릴 줄도 아는 인물이다. 자신과 정반대의 가정 환경에서 자라난 중학교 재단 이사장 딸 한정은(송윤아 분)과 현실적으로 힘겨운 사랑을 하게 된다.
김국진의 표정이 궁금했다. 그는 “기쁘지만, 송윤아씨가 이제까지 상대한 여자 연예인 중 가장 미인이라 좀 당황스럽다”며 싱겁게 피식거렸다. 그리고는 내내 “쑥스럽다” “좀 어색하지 않으냐”는 식으로 대답했다.
김국진은 ‘테마 게임’에서 단골로 구현했던 소시민 풍 캐릭터를 이번 드라마에서 형식만 바꿔 담아내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했다. “99년 말 ‘테마게임’이 없어진 이후 방송에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나름대로 색다른 유형의 개그를 찾는 중이었는데 갑작스레 다시 기회가 온 거죠. 2년 전 기억도 나고 해서…”
최근 6번째 떨어진 골프 세미프로 테스트 건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제는 도 닦는 심정이죠. 실망조차 사치스럽고 그냥 다시 기회가 되면 필드로 나가보겠다는 생각뿐입니다”고 말했다.
김국진이 22일부터 보여줄 연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