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들은 거대한 변화 앞에 놓여 있는 홍콩의 불안한 그림자를 프루트 챈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챈 감독은 ‘메이드 인 홍콩’에서 해결사를 등장시켜 서민층의 흔들리는 삶이 보여줬다. ‘그해 불꽃놀이…’에서는 영국 군대의 해체로 실직자가 된 전직 군인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리틀 청’의 주인공은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배달 일을 도와주는 9세 소년 청(유유에밍·姚月明).
청은 외상을 절대 사절할 정도로 현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로 동심이 남아 있다. 그는 같은 또래로 불법 이민자인 소녀 팡(막웨이판·麥惠雯)과 배달 일을 같이 한다.
청은 홍콩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사실은 뒷 전인 채 큰 돈을 벌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팡의 꿈은 오로지 홍콩 시민이 되는 것. 두 동심을 통해 홍콩의 얼굴을 담아내는 프루트 챈의 솜씨가 볼 만하다. 2000년 로카르노 영화제 은표범상 수상작. 25일 개봉. 전체 관람가.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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