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선후배간 연기대결에서 과연 누가 이길까? 일단은 설수진이 유리하다. 좌충우돌하는 말괄량이 분장사 윤해수(설수진)가 ‘비중 있는 조연’이라면 마음씨 좋은 이 간호사(김건우)는 극중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역의 비중을 떠나 22일 인천국제공항 촬영장에서 만난 이들은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갑다는 표정이었다.
설수진은 “김건우가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충실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대사나 표정 부분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우는 미스코리아가 된 후 연예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대신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편입해 연기의 기본기를 닦았다. 이번이 첫 드라마 출연 이어서 긴장된다는 그는 “아직 카메라 위치를 확인하기에 급급하지만 첫 연습 때 인사를 나눈 수진 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극중에서 만나는 장소는 소아과 병원뿐이다. 설수진이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남성이 김건우가 일하는 병원의 의사 유도현(황인성)이기 때문. 설수진은 “내가 맡은 역할이 드라마의 감초라면, 차분한 성격의 이 간호사는 시청자에게 편안한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같은 화면에서 날씬한 건우보다 내가 더 예쁘게 나와야할 텐데 걱정”이라며 웃기도 했다.
연출자 고영탁 PD는 “설수진이 활달한 연기가 강점이라면 김건우는 신인답게 대사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꿈을 그리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툼레이더’ 같은 여전사 연기를 하고 싶다는 설수진, 쇼 프로 MC나 리포터로 활동영역을 넓히겠다는 김건우. 이들이 ‘동서는 좋겠네’를 통해 연예인으로도 멋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