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명필름’ 대표 심재명씨(38)와,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이미연씨(38). 이씨의 감독 데뷔작인 ‘버스, 정류장’이 함께 만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김태우와 아역 출신 김민정이 주연으로 나서는 이 영화는 30대 초반의 남자와 10대 후반 소녀 사이의 ‘소통’을 그릴 예정. 작품이 결정됐을 때 심씨는 친구에게 뭐라고 말했을까.
“이 영화가 단촐하지만 ‘폭발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나요.”(이미연)
심씨는 ‘반칙왕’ 등에서 이씨와 같이 일한 적이 있지만 감독으로서 이씨와는 첫 만남. 흥행 감각이 뛰어난 심재명이 단지 친구라는 이유로 감독을 맡겼을 리 없다.
“대학 때도 그랬는데, 미연이는 프로듀서로서 강력한 리더십과 뛰어난 감각을 보여줬어요. 현장 능력이 검증된 후에 감독을 하는 건 당연하죠.”(심재명)
대학 졸업 직후부터 영화판에 뛰어들었던 심씨와 달리, 이씨는 졸업 후 연극을 하다 프랑스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영화계에서 히트 작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심재명에 대해 이씨는 어떻게 생각할까.
“동물적 감각이라는 표현이 맞죠. 대학 연극반에서 제가 연출할 때 재명이가 기획 홍보를 맡았는데 말 그대로 ‘기상천외’였어요.”(이미연)
한번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올리는데 심재명은 엉뚱하게 모딜리아니 작품에서 나올 법한 여인네를 그린 포스터를 만들었고, 그 덕분에 연극은 대박이었다고.
이 영화 제작발표회는 27일 명필름 신사옥 입주식과 함께 열렸다. 심씨는 이 날 친구에게 “새 집에서 발표회를 해서 그런지 4년전 첫 히트작 ‘접속’을 만들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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