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국제영화제가 2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막된 가운데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 ‘수취인 불명’의 공식 기자회견이 30일 현지에서 열렸다.
이날 회견에는 김기덕 감독과 제작자인 이승재 LJ필름 대표, 영화 ‘수취인 불명’에 출연한 배우 조재현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각국 기자 50여명이 모였다. 김 감독은 영화 ‘섬’으로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수취인 불명’으로 2년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섬’이 현지 언론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탓인지 외국 기자들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참가 이후 개인적으로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해외에서 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베니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열혈 축구 팬으로 알려진 김 감독은 이날 회견장에 2002년 월드컵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와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의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2년 연속 진출한 데 대해 “최근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수취인 불명’은 주한미군 문제 등 한국인의 정서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하고 “이런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점이 개인적으로 무척 반갑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이어 열린 시사회에는 1000여명의 관객이 몰려들어 1200석 규모의 객석을 대부분 채웠다. 시사회가 끝난 뒤 1층에 앉아 있던 일부 관객들은 2층에 앉아 있던 김 감독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베네치아〓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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