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엽기적인 그녀’가 될 가능성이 99.9%.
‘영화인회의’의 배급개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일까지 ‘신라의 달밤’이 서울 관객 기준으로 160만여 명을 기록, ‘엽기…’(156만여 명)에 앞서고 있다. 하지만 ‘신라…’(2개)와 ‘엽기…’(35개)의 이번 주 상영극장 수를 비교할 때 순위가 역전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엽기…’는 동아일보 영화팀이 제작 마케팅 평론가 등 영화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블록버스터 예상 흥행 순위’(7월4일자)에서 아예 후보 명단에 끼지도 못했다.
이 예상에서는 ‘슈렉’이 1위였고 ‘미이라 2’ ‘진주만’ ‘신라의 달밤’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결과에서는 두 한국 영화가 초강세를 보이며 1, 2위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슈렉’(114만여 명) ‘진주만’(108만여 명) ‘미이라 2’(107만여 명)가 상위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픽처스’의 김동주 대표가 한국 영화인 ‘신라…’를 1위로 지목한 것이 비슷한 예상이었을 뿐이다.
한국 영화, 특히 ‘엽기…’의 ‘대박’은 영화 관계자들에게 연구 과제가 됐다. 이 작품의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 최종윤 마케팅실장은 “‘엽기…’는 10대들 사이에서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 없을 정도로 일종의 유행이 됐다”며 “10대가 좋아하는 두 스타(차태현 전지현)와 한국 영화의 강세 장르인 코미디가 결합된 것이 흥행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작품의 성공은 20대가 주요 고객이었던 영화 시장에서 10대를 겨냥한 전략 상품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세기 폭스코리아’의 안영일 부장은 “이번 여름은 적어도 멜로와 코미디 장르에서 한국 영화의 강세를 다시 확인한 시즌이었다”며 “상대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물량이 많았던 반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확실한 물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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