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건은 국내외 영화에도 직격탄을 날려 개봉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빅 트러블’(Big Trouble)〓미국 디즈니사의 영화 ‘빅 트러블’(Big Trouble·사진)이 제목처럼 ‘빅 트러블(큰 곤경)’에 빠졌다. 디즈니사는 개봉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둔 ‘빅 트러블’의 개봉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21일 개봉 예정이었던 ‘빅 트러블’의 상영이 미뤄진 이유는 내용 중 공항 검색 요원의 눈을 피해 핵폭탄이 비행기에 탑재되는 장면 때문. 평소 같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내용이지만 11일 발생한 비행기 충돌 테러로 인해 이 영화가 관객의 거부감을 살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에서는 “최소한 영화계에서 이번 테러의 가장 큰 희생자는 ‘빅 트러블’”이라는 동정 섞인 농담도 나돌고 있다. ‘빅 트러블’은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프로듀서였던 배리 소넨펠트가 감독하고 팀 앨런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다.
◇뉴욕상륙 '텔 미 섬딩' 상영여부 확인조차 안돼
▽‘텔 미 섬딩’〓장윤현 감독의 스릴러 ‘텔 미 섬딩’도 미 테러의 ‘피해자’가 됐다. 이 영화는 당초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테러 사건 때문에 개봉 가능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영화의 해외 배급을 맡고 있는 미로비전 측은 “뉴욕에 있는 ‘텔 미 섬딩’의 미국쪽 수입사인 키노인터내셔널 측이 개봉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뉴욕이 난리가 난 마당에 우리 입장에서 한가하게 영화 개봉 여부를 채근할 수도 없어 일단 안부 E메일만 보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설령 개봉했다고 하더라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뉴욕의 분위기 상 어느 정도의 관객이 들지 알 수 없어 이번 개봉을 시발로 한 미국 내 배급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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