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임권택. 주연 조승우, 이효정. 2000년 작.
숱하게 반복됐지만 명장 임권택 감독의 손을 거쳐 영상과 소리가 어우러진 새로운 스타일의 춘향전으로 태어났다.
영화는 명창 조상현이 춘향전 완창 무대를 갖는 가운데 열녀 춘향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지는 ‘극 중 극’의 형태로 전개된다. 임 감독은 고전의 틀에 현대적 해석을 적극적으로 불어넣었다. 몽룡과 춘향의 러브신의 농도도 훨씬 짙어졌다. 또 변학도도 어사의 추상같은 기세에 주춤하면서도 결코 절절 매지는 않는다.
2시간14분의 상영 시간 중 55분을 차지하는 명창 조상현의 구성진 판소리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판소리임을 느끼게 한다. ★★★★
◆맨 인 블랙
감독 베리 소넨필드. 주연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1997년 작.
우리는 아직 외계인이 있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아예 우리가 오랫동안 외계인과 함께 살아왔다고 못박는다. 지구에 사는 외계인을 관리하는 MIB(Man In Black)의 특수요원인 존스와 스미스가 벌이는 좌충우돌 액션. 항상 검은 정장차림이라서 조직 이름도 ‘맨 인 블랙’이다. 지구의 운명이 한낱 신들의 구슬치기에 가까운 장난이라고 설정한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원제 ‘Man In Black’. ★★★☆
◆나쁜 녀석들
감독 마이클 베이.주연 윌 스미스, 마틴 로렌스. 1995년 작.
스타일리스트 마이클 베이의 출세작. 미국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현란한 액션과 감각적인 화면 구성이 시종 질주하는 액션 수작이다.
대조적인 스타일의 두 흑인 형사, 마이크 라우리(스미스)와 마커스 버넷(로렌스)이 어느 날 전직 경찰이 연루된 사건을 맡아 서로의 입장이 바뀌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윌 스미스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이기도 하다. 원제 ‘Bad Boys’. ★★★☆
◆U-571
감독 조너선 모스토. 주연 매튜 매커너히, 빌 팩스턴. 2000년 작.
2차 대전을 배경으로 독일군 잠수함으로부터 암호해독기를 탈취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미군 잠수함 부대 수병들이 독일 U보트를 둘러싸고 벌이는 액션을 그렸다. 최근 ‘웨딩 플래너’에 출연했던 매튜 매커너히가 함장 진급에 누락됐다가 암호해독기 탈취 작전에 나서는 잠수함 부함장 타일러 대위 역을 맡았다. 원제 ‘U-571’. ★★☆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