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하는 ‘잎새’는 영화 상영 도중 세 차례에 걸쳐 극장 내에 향기를 뿌릴 예정이다. 이른바 ‘향기 마케팅’.
‘향기가 있는 멜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영화답게 영화 속 장면에 맞춰 극장 내에 향기를 뿜어냄으로써 관객들이 좀 더 실감나게 영화를 즐기도록 한다는 의도다.
관객들이 맡게 되는 향기는 3종류.
전기수리공인 남자 주인공 민규(박정철)가 전봇대 위에서 취미인 비누 조각에 몰두하는 장면에서는 비누 향이, 민규와 여주인공 다혜(최유정)가 겨울바닷가를 걷는 장면에서는 짭짜름한 바다 냄새가, 그리고 시력을 잃어 가는 다혜를 위해 민규가 1만개의 꼬마전구를 밝히는 장면에서는 은은한 아이리스꽃의 향수가 뿌려지게 된다.
하지만 첨단을 걷는 마케팅 기법치고는 방식은 다소 ‘원시적’이다. 제작사측은 서울 시내 주요 상영관마다 직원을 각각 2명씩 배치한 뒤 이들이 관객의 눈에 띄지 않게 돌아다니며 대형 스프레이를 이용해 분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제작사인 ‘영벤처 시네마’의 이기범 이사는 “향기당 20㎖씩, 영화 상영 도중 총 60㎖의 향수가 뿌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 중 ‘향기 마케팅’을 도입한 것은 ‘잎새’가 처음이지만 국내 극장에서 ‘향기 마케팅’을 처음 선보였던 영화는 지난 6월 개봉됐던 홍콩 영화 ‘라벤더’였다.
당시 ‘라벤더’는 한 대당 가격이 5000달러(약 600만원)인 향기 분사기 5대를 외국에서 빌려와 일부 상영관에서 ‘냄새’를 피운 바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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