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음악평론가 김동준 "완벽하진 않지만 '나의 음악' 연주"

  • 입력 2001년 10월 9일 13시 01분


31세의 젊은 음악평론가가 ‘피아노 독주회’를 갖는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음악평론 부문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음악세계’가 당선돼 음악평론가로 등단한 김동준(金東俊)씨.

20일 오후 7시반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피아노 소나타 A장조, 즉흥곡 작품 90 등 슈베르트 곡만으로 하루 밤 무대를 꾸민다.

“완벽하게 칠 자신은 없어요. 세련되지 못한 부분도, 실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슈베르트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을 따름입니다.”

사실 그는 ‘평론’보다 피아노와 인연이 더 깊다. 초등학생 때 담 넘어 들려오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을 듣고 음악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3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 1년 만에 전국 규모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집안의 반대로 손을 놓아야 했다. 대학(국민대 공업디자인과)에 진학해서야 피아노 앞에 다시 앉았다. 집 근처 경원대 음대 연습실에서 매일 쫓겨날 때까지 연습을 하곤 했다.

닥치는 대로 문헌을 섭렵하며 이론적 기초도 쌓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음악 세계에 감명 받아 무턱대고 공연 때마다 그를 쫓아다니며 질문 공세를 퍼붓는 등 ‘스토킹’하기도 했다. 결국 ‘백건우 연구’가 그를 평론가로 만든 셈.

“슈베르트는 제게 처음 음악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었고 어려울 때마다 위로가 되어 준 벗입니다. 기교적으로 완벽한 곡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 점이 더욱 제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현재 ‘피아노음악’ ‘조이클래식’ 등 전문지에서 왕성하게 평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빠르면 올해 중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이론을 공부할 계획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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