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잎새', 전기공과 매춘부의 사랑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9시 04분


전기수리공으로 살아가는 보호관찰 대상자 민규(박정철)는 자기 관할의 전봇대에 사람 찾는 전단이 붙은 것을 보고 떼어낸다. 이 전단은 차츰 시력을 잃어 가는 매춘부 다혜(최유정)가 동생을 찾기 위해 붙인 것.

어느 날 다혜는 민규가 전단 떼어내는 현장을 목격하고 서로 아옹다옹하다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신인 감독 김정식의 데뷔작 ‘잎새’는 이렇게 주변부 인생을 사는 두 남녀의 운명적인 인연을 그린 전형적인 멜로 영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사랑은 흐를수록 억지스러워진다.

민규는 다혜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강도 짓을 하고 이미 수술 기회를 놓쳤다는 의사에게는 총을 들이대며 자신의 눈을 이식하라고 윽박지른다. 요즘 SBS 수목드라마 ‘신화’에서 호평 받고 있는 박정철의 연기는 영화 촬영 당시만 해도 아직 설익게 느껴진다. 민규를 보호 관찰하는 여형사 역의 방은진이 악전고투하지만 별로 빛이 나지 않는다. 15세 이상 관람 가. 20일 개봉.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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