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전염병연구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 씨는 1998년 제작된 미국 공영방송 PBS의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EBS가 24일 긴급 편성한 다큐멘터리 ‘탄저병에서 천연두까지, 생화학전의 실체’(밤 10·00)는 PBS가 3년전 방송했던 것을 재편집한 프로그램.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화학 테러를 예언이라도 하듯 수많은 생화학 무기중에서도 탄저병과 천연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탄저균이 생화학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아낸 영국의 동물실험 결과(1942년)를 공개한다. 또 1979년 구소련시절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주민 100여명이 탄저병으로 사망한 사건이 자연 상태의 감염이 아니라 생화학 연구소에서 누출된 병균에 의해 빚어진 것임을 고발한다. 구 소련의 생화학 연구소가 탄저균과 천연두균을 생화학 무기로 만들어 내는 진원지라는 구소련 출신 생화학자들의 육성 증언도 전한다.
피부탄저병 위장관탄저병 호흡기탄저병 등 여러 유형중에서 가장 무서운 게 이번 미국에서 발견된 호흡기 탄저병임을 경고한다.
탄저병은 사람을 통해 감염되지는 않으나 천연두는 1명의 감염자가 1000명까지 병을 퍼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섬뜩한 무기다. 천연두에 감염된 아프리카 소년의 증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화면은 몸서리쳐질 정도. 생화학 무기에 대해서는 개인적 대처법도 큰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가난한 나라가 강한 나라를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입니다. 완벽한 전략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동시에 지구 최후의 날을 불러올 무기이기도 합니다.”
구소련의 생화학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켄 알리베코프 씨의 말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