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방송의 중립성 확보를 내세워 현재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문화관광위가 각 3명씩 추천하는 방송위원 선정방식을 대통령 추천 몫을 없애고 국회 의석비율 대로 배분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거대 야당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정략적 발상" 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자민련과 최종협의 과정에서 법 개정 추진을 재고키로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집권 후를 의식해 후퇴한 것 아니냐" 는 또다른 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7일에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직접 나서 "우리 당이 집권할 경우를 상정해서 대통령 추천권을 존속시키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총재단회의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자민련과 힘을 합치더라도 불가능하다" 고 법 개정 재검토 배경을 밝혔다.
한편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이날 "대통령 추천 몫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7명은 국회 의석비율대로 추천하는 안을 검토 중" 이라고 밝혔으나 국회 문화관광위 간사인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김 의장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이라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