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흑수선'에서 빨치산 출신 한동주역과 그의 70대 모습을 함께 표현한 자신의 연기에 대해 머뭇거림없이 자신있게 대답하는 영화배우 정준호씨.
시사회를 마친후 만난 그는 '빨치산 한동주'란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라는 질문에 "실제로 황석(안성기 분)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라며 극중인물과 구별되지 않는 감정을 나타냈다.
또한 "어떤 이데올로기라도 그것을 따르는 사람이 그 이데올로기를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라는 정준호씨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는 물론 가치관까지도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음은 정준호씨 일문일답.
-흑수선에서 20대와 70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시도했다. 힘든점은 없었나 ?
▲20대의 연기는 지금 나의 감수성을 가지고 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하지만 70대의 연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긴가민가 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영화 '여인의 향기'의 알파치노 연기를 비롯해 많은 비디오를 보면서 걸음걸이 표정까지 많은 신경을 쓰며 노력했다.
-한동주의 70대를 연기 하면서 특수 분장을 했는데 힘들진 않았나 ?
▲특수 분장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3~4시간 걸려 분장을 할때도 힘들었지만 분장을 하고 있는 동안은 음식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10일동안 5Kg 정도 빠졌던 것 같다. 피부도 숨을 쉬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답답했다.
-일본어 대사는 어떻게 공부했나 ?
▲감독님께 검사를 많이 받았다. 한국에서는 학원 선생님을 통해서 배웠고 또한 미야자키에서 촬영하기 전 먼저 도착해 일본어 공부를 했다. 그래서 일본의 프로덕션에서 소개해준 일본 배우에게 많이 지도를 받았다.
술도 많이 사주면서...(웃음)
-극중 황석(안성기 분)에게 총을 겨눌때 한동주(정준호 분)의 심정은 어땠나 ?
▲사상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아픔과 헤어짐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사실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장으로서 황석을 죽인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 탈출을 해서 모든 사람이 살아서 넘어가길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동지였기 때문에 죽이려 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을 받고 읽었을때 어떠한 느낌을 받았는가 ?
▲L.A.에 있을때 영화에 대한 내용을 듣고 출연하기까지 많은 시간 감독님과 얘기를 했다.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 기존 한국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잘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또한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신인이라는 마음과 내가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
-자신이 맡은 배우를 얼마나 이해했다고 생각하는가 ?
▲100%이해 했다고 생각한다.
안성현/동아닷컴 객원기자 soju0803@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