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배창호 감독의 영화 '흑수선'이 기자 시사회를 통해 미리 공개됐다.
9일 부산시 해운대구 수영동 '씨네마테크 부산'에서 300여명의 내외신기자가 모인 가운데 상영된 영화 '흑수선'은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둘러싸고 벌어진 역사적 사건과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전개됐다.
영화 '흑수선'은 대중영화의 흐름을 보이면서도 시종일관 화면에 무게를 부여해 '배창호 작품'이라는 특유의 스타일을 유지했다.
한강에서 한 노인의 시신이 떠오르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오형사(이정재 분)의 수사과정을 통해 진행되는 미스테리 영화로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빨치산(정준호 분)과 남로당 출신 아버지를 둔 손지혜(이미연 분), 손지혜를 사랑하는 머슴출신 황석(안성기 분)을 축으로 분단의 비극과 지극한 사랑의 감동을 함께 갖추고 있다.
영화상영을 마친후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온 배창호 감독은 "개막작으로 상영된다는 것이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면서 "이제 내 손을 떠난 작품이고 관객들의 평가만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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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범인의 윤곽이 비교적 빨리 느껴진다"는 관객의 질문에 배감독은 "감독의 계산이야 범인이 누구인가를 끝까지 감추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인간의 비극적인 감정 또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영화의 장르를 미스테리로 국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이기도 한 주연배우 안성기씨는 "부산 국제영화제 기간이면 언제나 이곳에 와 있는다"면서 "모처럼 배감독이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참여한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되기까지해 이번 영화제는 더욱 더 가슴 뿌듯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다소 늦게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재씨는 "훌륭한 감독님, 선배님들과 작업한 영화촬영이 끝나고나니 오히려 서운하기까지 하다"며 영화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한편 극중 50년의 나이차를 표현해 낸 정준호는 "분장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으며,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며 많은 부분을 참고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안성기씨는 오히려 "분장을 통해 50년 늙게 보이는 것이야 가능하지만, 이 나이에 20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개막작인 '흑수선'은 10일 오후 3시부터 PIFF광장에서 한차례 야외무대를 가지며 오는 16일부터 전국에서 개봉된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