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타큐슈 모지(門司) 항구에서는 1900년대부터 바나나를 수입하기 시작해 바나나를 이용한 각종 음식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바나나가 쉽게 상해 상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기서 시작된 게 ‘타다키우리(打き賣り).’ 우리말로 직역하면 ‘때려서 팔기’다. 바나나가 놓인 탁자를 박자에 맞춰 세게 치면서 만담을 곁들이면 손님이 몰려들어 가격을 비싸게 불러도 순식간에 팔려나간다는 것.
12년 전 ‘타다키우리’를 시작한 60대 시미즈씨 부부는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타다키우리’ 명인이다. ‘고춘자·장소팔’ 콤비를 연상시키는 이들은 빠른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해 손님들의 혼을 빼놓는다.
“여러분 한 번 웃어봅시다. 크게 웃는 건 혈액의 흐름을 좋게하니 머리에 내출혈 안 일어나서 좋고. 그 다음에 큰소리로 ‘샀다!’라고 외치면 폐가 좋아진다니 아마 폐암에도 안걸릴거유. 자 갑니다.”
손님들은 얼떨결에 손을 번쩍 들어 ‘샀다!’라고 외치고 바나나 한개에 1만원까지 지불하기도 한다. 훌륭한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은 이들 부부 주변에는 연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지역의 ‘타다키우리 보존협회’가 6개월 과정의 수련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시미즈씨 부부는 각종 강의에 초빙돼 강연 활동도 벌인다.
이날 ‘와 ⓔ멋진 세상’은 이 밖에도 불을 붙인 120㎏짜리 술통을 등에 지고 시내 한복판을 뛰어다니는 영국 작은 마을의 ‘타르 배럴스’ 불축제, 세계 일주를 하며 평화 캠페인을 벌이는 세계 최장신(아자드)과 최단신(알리자만) 콤비도 소개한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