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앞서 ‘해리 포터’가 개봉된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와 관련된 화제가 만발하고 있고 국내에도 서서히 ‘해리 포터’ 붐이 가열되고 있다. 26일 공식 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공개된 영화 ‘해리 포터’의 프리뷰를 싣는다. 아울러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리 포터’관련 화제도 소개한다. 》
▽똑같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를 책으로 먼저 접한 사람이라면, 영화 ‘해리 포터’에 대한 첫 소감은 비슷할 것 같다. “소설이랑 정말 똑같네.”
‘해리 포터’는 원작에 매우 충실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영화 ‘해리 포터’는 결코 원작 소설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책을 보면서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이미지들을 눈 앞에서 움직이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신 소설의 재미를 뛰어넘는 영화만의 독창성은 찾아볼 수 없다.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에게는? ‘인디애나 존스’의 ‘어린이 버전’에 해당하는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쯤 될까. 내용을 몰라도 무난히 볼 수 있지만, 소설과 영상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못느끼는 관객에게는 2시간32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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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vs 영화
이 영화는 소설의 순서와 똑같이 전개된다. 주인공 대사의 상당 부분도 원작 소설의 대사를 그대로 인용하다시피 했다. 끝 부분에서 마법학교 교장이 젤리를 먹은 뒤 “이런, 귀지 맛이야”라고 말하는 것까지도.
고양이가 맥고나걸 교수로 변하거나 해리가 ‘9¾번 승강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서 ‘호그와트 직행 열차’를 타는 장면, 그리고 차안에서 ‘양배추맛’ ‘정어리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를 먹는 모습 등 세세한 묘사마저 소설과 같다.
다만 해리 포터가 ‘머글(마법사들이 보통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인 이모집에서 사촌인 두들리에게 구박받으며 생활하는 부분은 많이 줄었고 호그와트 마술학교에 진학한 이후의 이야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아예 생략된 부분도 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가 몰래 키운 용을 해리 포터와 친구들이 루마니아로 보내려고 모험을 하는 부분이 그 예. 영화에서는 마법학교 교장인 덤블도어가 용을 돌려보낸 것으로 처리됐다. 아쉬운 부분은 해리가 ‘마법의 돌’을 노린다고 의심했던 스네이프교수가 왜 해리를 마땅찮게 여겼는지에 대한 이유가 소설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 이 때문에 책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영화내내 수상한 태도를 보인 스네이프 교수의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을 뛰쳐 나온 해리 포터
영화는 고전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을 따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됐다. 기숙사의 유령들이나, 공중에 둥둥 떠있는 촛불, 부엉이들이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개, 살아있는 체스판 등 곳곳에 사용된 특수 효과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중 압권은 마법학교 학생들이 빗자루를 타고 세 개의 공을 갖고 벌이는 ‘퀴디치’ 경기. 폴로와 풋볼 등이 혼합된 듯한 ‘퀴디치’경기 장면은 소설보다 영상이 더 긴박감이 느껴진다.
▽성공한 캐스팅
영화의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책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소설 속 이미지를 보여준다. ‘해리 포터’를 연기한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비롯, 헤르미온느역의 엠마 왓슨과 론의 루퍼트 그린트의 모습은 소설을 읽은 사람들의 상상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들 세 배우는 현재 촬영중인 ‘해리 포터’ 시리즈 2편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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