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은 1980년11월30일 첫 방송된 이래 평균 8∼12%의 시청률(TNS 미디어 집계)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간판 프로로 자리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흔한 한국인의 표정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 가수’들이 등장해 “딩동댕”(합격)과 “땡”(불합격)으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 화면 가득한 출연자의 엇갈리는 표정은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전국 노래자랑’이 전국 시 군을 순회하며 세운 기록도 다양하다. 모두 1100회를 방영하는 동안 1만9800명이 방송 무대에 올랐고, 예심에는 33만명이나 참가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도 550만명을 넘었고, 40여명의 연출자가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120분 특집으로 마련되는 2일 방송은 역대 연말 대상 수상자와 인기상 수상자들이 출연한다. 1981년 ‘영일만친구’로 대상을 받았던 맹명섭씨는 20년만에 다시 ‘영일만친구’로 도전장을 내밀고 역대 출연자 중 최고령인 김명섭(95) 할아버지는 ‘한오백년’을 부른다.
이밖에 1985년 엿장수로 출연했다가 CF 모델로 데뷔하는 행운을 안은 윤팔도씨의 엿가락 장단 시범과 30여회에 걸쳐 예심에 도전했으나 끝내 본선에 오르지 못한 오춘기씨의 사연도 소개된다.
88년 5월부터 진행을 맡아온 송해(74)는 “13년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성 출연자가 갑자기 달려들어 포옹을 하거나 방송 직후 거의 매번 일반 출연자들과 소주잔을 나누어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최고령 MC로 ‘전국노래자랑’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